'37년 집권' 훈센 장남, 후계자 자격 놓고 반대파 지도자와 설전

입력 2022-09-17 12:52
수정 2022-09-17 12:53
'37년 집권' 훈센 장남, 후계자 자격 놓고 반대파 지도자와 설전

삼 랭시 "자질 부족하고 너무 어려" vs 훈 마넷 "집권당이 지명"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장남 훈 마넷(44)이 후계자 자격을 놓고 해외에 망명중인 반대파 지도자와 설전을 벌였다.

17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훈 마넷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은 지도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삼 랭시 캄보디아구국당(CNRP) 전 대표의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앞서 삼 랭시는 지난 1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훈 마넷이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된 것과 관련해 "이같은 고위직을 맡기에는 너무 어리고 자질도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아버지 덕분에 아들이 높은 자리에 오르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것도 총리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훈 마넷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11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아버지를 비난하다가 무시당하자 이제 아들인 내가 총리 후보로 지명된 것을 문제삼고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많은 유능한 인물들이 있는 상황에서 나를 후보로 지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삼 랭시를 겨냥해 "본인이 창설한 촛불당(CP)도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역공에 나섰다.

올해 6월 5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삼 랭시의 추종세력이 만든 촛불당은 전국 1천652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4곳에서만 평의회 대표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CPP는 1천648곳에서 평의회 대표직을 석권했다.



훈 마넷은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으며 지난해 12월 2일 부친인 훈센 총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다.

같은달 24일 CPP도 훈 마넷을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삼 랭시는 장기 집권중인 훈센 총리의 정적으로 지난 2016년 정치적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훈센 정권은 지난 2017년 11월 전체 국회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CNRP에 반역 혐의를 씌워 강제 해산시켰다.

이듬해 총선에서는 CPP가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하면서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훈센은 19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37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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