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 보유한 기술 사업화하는 전문성 해마다 낮아져"

입력 2022-09-18 07:00
"정부출연연, 보유한 기술 사업화하는 전문성 해마다 낮아져"

정필모 의원 "5년새 전담조직 전문인력 28% 감소…보안기술연·천문연은 전문인력 '0명'"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기술사업화 전담조직'(TLO, Technology Licensing Office)의 전문성이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TLO는 연구소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민간 이전하거나 사업화하는 전담조직으로, 수익을 창출해 연구소의 재정 건전성에 기여하면서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설치된다.

우리나라는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기술이전법)에 따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출연연 24곳에서 TLO를 운영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출연연 TLO의 전담인력은 2017년 231명에서 올해 6월 190명으로 줄었다.

이 중 변리사, 박사학위 소지자, 기술거래사, 기술가치평가사 자격증 보유자 등 전문인력은 2017년 163명에서 올해 6월 117명으로 약 28.2% 감소했다.

전체 비율로 보면 전문인력은 2017년 전체 TLO 전담인력 중 70.6%를 차지했으나, 매해 점차 줄어 올해 6월엔 61.6%가 됐다.



전문인력이 TLO 전담인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연연은 11곳이었다. 이중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한국천문연구원에는 전문인력이 아예 한 명도 없었다.

전담인력의 숙련도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근속연수를 따져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출연연 TLO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인력은 총 190명 중 71명으로 37.4%였다.

TLO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길었던 출연연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 8.3년이었다. 한국식품연구원이 8년, 한국화학연구원이 6.3년, 세계김치연구소 6년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천문연구원이 0.6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0.9년 등 평균 근속연수가 3년이 되지 않는 출연연은 12곳이었다.



정필모 의원은 이러한 현황에 대해 "기술이전법은 공공연구기관에 기술이전·사업화 전담조직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출연연이 TLO를 별도의 전담 조직이 아닌 일반 행정조직 중 일부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관이 자체적으로 TLO를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분야별로 출연연 TLO 조직을 묶어 규모를 키우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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