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반격에 댐·발전소 등 기간시설 정밀타격 전략"

입력 2022-09-16 11:54
수정 2022-09-16 11:55
"러, 우크라 반격에 댐·발전소 등 기간시설 정밀타격 전략"

"겨울철 들어서며 우크라 국가운영 역량 크게 저하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우크라이나의 거센 반격으로 북동부 지역에서 군사를 빼는 굴욕을 당한 러시아가 댐과 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민간 기간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거침없는 영토 탈환전에 하르키우주에서 철수한 러시아는 이번 주 들어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민간 기반시설을 때리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의 화력발전소를 공격했고, 이 여파로 하르키우·도네츠크주 전역, 자포리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수미 주 일부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차단됐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복구에 나서 피격 몇 시간 만에 이 지역의 전력 공급은 재개됐다. 러시아는 이어 14일에는 킨잘 미사일과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러 발을 중부 도시 크리비리흐에 있는 댐을 조준 발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크 리비리흐는 인구 65만명의 철강도시다.

이날 공격으로 댐이 파손되면서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의 수위가 빠르게 상승,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으나 당국의 빠른 대처 덕분에 홍수는 가까스로 모면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파손된 댐을 긴급 복구하고, 강물이 도시로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훌레츠 강의 하류의 둑을 일부러 무너뜨린 덕분에 15일 오전까지 강의 수위도 다시 낮아졌다. 러시아는 하지만 15일 카라춘 댐 주변을 재차 폭격해 산업 시설이 훼손됐다며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크 주지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민간 시설도 꾸준히 공격해 왔는데, 특히 이번 공격은 맹추위가 닥치는 우크라이나 겨울철을 앞두고 전력, 수도를 끊으려는 의도로 비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짚었다.

러시아는 전황이 불리해진다는 관측이 나올 때 종종 멀리 군함에서나 전략폭격기에서 전장과 떨어져 있는 도시를 폭격한 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발전소, 댐, 교량, 가스관 등 우크라이나의 기간시설을 노린 러시아의 공격이 지속되면 겨울에 들어서면서 우크라이나의 국가 운영 역량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래 비축한 순항미사일 상당량을 소진했지만, 여전히 매일 12차례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수도 키이우와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 등 몇몇 전략적 요충지에 집중돼 있어 다른 지역에서 이뤄지는 미사일 공격에 대처할 여력은 크지 않은 형편이다.

미국과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현대적인 방공 시스템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는 아직 우크라이나에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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