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여러 국가서 분할수입해 조립해도 완성품 관세 혜택
관세청, 대형장비 수입신고 수리 전 반출 제도 요건 완화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앞으로는 대형 반도체 장비와 의료기기 등을 수입할 때 여러 국가에서 부분품을 나눠 반입하더라도 완성품에 적용되는 통관·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세청은 오는 19일부터 2개 이상의 국가에서 대형 장비를 분할 수입하는 경우에도 '수입신고 수리 전 반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다고 16일 밝혔다.
반도체 장비나 의료기기, 물류 설비 등은 크기가 아주 크거나 무거워 부품을 분할 수입한 뒤 조립하는 경우가 많다.
관세청은 이런 경우 부품별로 수입 신고를 받아 관세를 매기는 대신 사업자가 일단 부분품을 가져간 뒤 전체 수입이 완료되면 완성품으로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수리 전 반출 제도를 운용해왔다.
이를 활용하면 수입업체로서는 신속하게 통관 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완성품에 부과되는 세율이 더 낮은 경우 관세 부담도 덜 수 있다.
최종 수입 신고 때까지 세금 납부가 유예돼 자금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기존에는 같은 국가로부터 부분품을 분할 수입하는 경우에만 수리 전 반출을 허용해 제도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은 핵심 부품은 본사 공장에서 제조하고 단순한 부품은 생산 비용이 낮은 다른 국가에서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셈이다.
관세청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반영해 2개 이상 여러 국가에서 각각의 부분품을 수입하는 경우에도 수리 전 반출을 허용하고, 관련 서류 제출도 간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에서 관세율이 각각 8%인 부분품을 수입해 반도체 장비를 조립하는 경우에도 완성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이 0%라면 관세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
원래 수리 전 반출을 승인받으려면 수출국 성능시험 성적서·제조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완성품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대체할 수 있다.
관세청은 "반도체 제조 장비 등 대형 설비를 분할 수입하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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