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통화완화 '숨고르기'…기업대출 은행에 자금지원
정책자금대출 일부 줄이고 MLF 금리 동결…5대 은행 예금금리 인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그간 추진하던 통화완화 정책의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기업투자에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게 대규모 대출 지원을 하기로 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이전과 같은 2.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날 6천억위안(약 120조원) 규모 1년 만기 MLF 대출의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이 중 4천억위안(약 80조원)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금리를 이같이 동결했다.
이로써 2천억위안(약 40조원)이 중국 은행 시스템에서 순유출된 셈이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월과 지난달 중순 MLF 금리를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MLF 대출은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MLF 대출 만기일에 대출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 총량을 조절한다. 또한 대출 금리를 조절해 매달 20일 발표되는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조치로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이 합리적으로 풍부한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의 중국 담당 전략가는 중국 당국이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을 경계하고 있음이 이번 금리 동결을 통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위안화 가치는 8월 중순 이후 달러화 대비로 3% 넘게 내리며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위안에 근접한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4분 현재 위안화는 1달러에 6.9695위안으로 거래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메이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이 (미중 간) 기준금리 격차를 넓힐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취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MLF 대출금리의 동결로 이달 LPR도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민은행은 아울러 2천억위안 규모의 특별 재대출 기금을 시중은행에 제공해 기업 대출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이번 자금은 4분기에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기업들에 대출하는 은행들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중앙정부는 실제 금리가 0.7%가 넘지 않도록 기업의 이자 지급에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의 5대 국영 은행이 일제히 개인 예금금리를 내렸다.
로이터통신이 이들 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나온 정보를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공상은행은 이날부터 3년 만기 예금금리를 0.15%포인트 낮췄다. 1년 만기와 5년 만기 예금은 각각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건설은행, 교통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등도 아울러 예금금리를 내렸다.
로이터는 5대 은행의 예금금리 인하로 이들 은행의 마진 하락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실물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고 이들 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예금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 축소 압력 일부가 상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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