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이어 시장까지 "위키리크스 설립자 지지"

입력 2022-09-15 06:36
멕시코 대통령 이어 시장까지 "위키리크스 설립자 지지"

멕시코시티, 어산지 가족 '귀빈' 대접…망명자 포용외교 일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간첩법 위반죄 등으로 미국에서 처벌될 위기에 놓인 '위키리크스' 창업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 멕시코 대통령에 이어 유력 시장까지 지지와 연대 표명을 하고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14일(현지시간) 시청 청사에서 어산지 가족에게 '귀빈' 선물인 멕시코시티 상징 열쇠를 전달했다.

셰인바움 시장은 "우리 도시는 표현의 자유를 항상 옹호한다"며 "어산지가 대표하는 진실의 가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박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5∼16일 열리는 독립기념 행사에 초청받아 멕시코를 방문 중인 어산지의 부친 존 시프턴은 지지의 뜻에 감사를 전하며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품어주는 것 같은 (따뜻한) 환대에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멕시코에서 '어산지에 대한 연대' 움직임을 보인 건 대통령궁이 먼저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영국에 수감 중인 어산지에게 정치적 망명을 제안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사면을 촉구하기도 했다.

불과 2개월 전인 지난 7월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어산지 구명 취지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올해 초 정례 기자회견에서 "망명 권리는 멕시코 외교 고리의 한 축"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멕시코는 정치적 망명지로서의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볼리비아 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쿠바 독립운동가 호세 마르티,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 등이 자국 박해를 피해 멕시코에 머물렀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지난 2010년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 정부 기밀문서를 공개한 후 미 당국으로부터 기소됐다. 주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2019년 체포돼, 영국에서 미국 송환과 관련한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