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티그라이에 드론 공습…10명 사망·15명 부상
구조하러 모여든 사람들에게 2차 공습, 희생자 많아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에티오피아군이 14일(현지시간) 내전 중인 북부 티그라이 지역의 주도(州都)에 공습을 가해 10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현지 병원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티그라이 주도인 메켈레에서 가장 큰 아이데르 종합병원의 키브롬 거브러셀라시에 국장은 이날 "에티오피아군의 드론 공습으로 5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다른 5명은 병원으로 오는 길에 숨졌다"고 말했다.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도 14명에 달한다.
첫 번째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는 2명이었으나 구조하러 모여든 사람들에게도 또 다른 공습이 가해져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공습이 벌어진 다김 암살은 주택지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으로 아버지는 사망하고 그 아들은 다쳐 병원에서 긴급 수술에 들어간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병원에는 산소와 의약품이 부족한 상태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내전을 벌이고 있는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은 지난 주말 휴전 제의를 했으나 에티오피아군은 공습으로 답했다.
전날에도 티그라이 대학과 현지 방송국에 공습이 가해져 시설이 파괴되고 2명이 다쳤다.
지난 8월 말 내전이 재개된 이후 에티오피아군은 여러 차례 티그라이 지역을 공습하고 있다. 2020년 11월 시작된 티그라이 내전은 지난 3월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휴전에 들어갔으나, 내전 재개로 인도주의 지원도 다시 끊겼다.
또 티그라이 지역과 앙숙 관계인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가 내전 초기 에티오피아 중앙정부를 도와 내전에 개입해 민간인 학살, 집단 성폭행 등을 저질렀다. 에리트레아군은 내전 재개 이후 또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함께 티그라이 공격에 가담했다.
내전 재개 책임을 둘러싸고 양측은 서로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TPLF는 이번에 휴전 제의를 하면서 이전과 달리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본부를 둔 아프리카연합(AU)의 중재를 받아들이겠다는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도 이달 마이크 해머 아프리카의 뿔(대륙 동북부 지역) 특사의 에티오피아 방문을 연장하는 등 휴전 중재 노력을 벌이고 있다.
티그라이 내전으로 수천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이 실향민이 됐으며 수백개 학교와 진료소가 파괴됐다. 또 티그라이를 중심으로 기근이 확산됐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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