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 키르기스·타지크도 국경서 교전…옛 소련권 혼란 가중
"양국 국경수비대 서로 박격포 공격"…러 우크라 전쟁 지속 와중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 지역에서 14일(현지시간) 양측 국경수비대 군인들 간에 교전이 벌어져 일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리아노보스티·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서남부 바트겐주와 타지키스탄 북부 수그드주 접경 지역에서 이날 오전 양측 국경수비대원들 간에 박격포 등이 동원된 교전이 있었다고 키르기스 국경수비대가 밝혔다.
키르기스 국경수비대는 "우리 대원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진지를 구축한 타지키스탄 국경수비대원들에 떠날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총격을 가했다"면서 "이에 키르기스 국경수비대도 대응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키르기스 측은 타지크 측이 교전 과정에서 박격포 공격까지 가했으나 자국 군인들 가운데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타지키스탄 국경수비대는 "키르기스 국경수비대가 아무런 이유 없이 타지크군 진지에 박격포 등으로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전 과정에서 타지크 국경수비대원 1명이 숨지고 다른 2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교전은 이후 양측 군 지도부 간 교섭 뒤에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중앙아 국가 간 교전은 15일부터 다른 중앙아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에서 개최될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발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이 주도하는 SCO 정상회의에는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정상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옛 소련 국가인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간 교전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다른 옛 소련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전날 약 100명의 사망자를 낳은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이는 등 옛 소련권 내 혼란이 격화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키르기스스탄 서남부와 타지키스탄 북부 국경 지역에선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국경선 때문에 양측 주민과 군인들 간에 자주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키르기스스탄 바트켄주와 타지키스탄 북부 수그드주 접경지대에서 저수지 접근권 문제로 양측 주민들 간에 벌어진 충돌이 군인들 간의 교전으로 번지면서 양측에서 50명 이상이 숨지고 280여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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