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택배상자 쓰니 비용은 3.9%↑ 온실가스는 74.5%↓

입력 2022-09-14 12:00
다회용 택배상자 쓰니 비용은 3.9%↑ 온실가스는 74.5%↓

환경부, 시범사업 결과 공개…폐기물 배출량은 99.3% 감소

사용자들 "다회용 상자 좋지만, 돈 더 드는 것엔 동의 못해"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다회용 택배 상자'를 사용하면 비용은 3.9% 더 들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74.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컬리와 농협경제지주 등 유통기업 5곳과 물류기업 3곳과 진행한 '다회용 택배 상자 시범사업'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다회용 택배 상자 사용 시 유통기업의 1회 배송비는 평균 4천512원으로 일회용 상자를 썼을 때(4천343원)보다 3.9%(169원) 더 들었다. 소비자에게 전달한 다회용 상자를 수거하고 씻는 비용이 소요된 것이다.

다만 컬리의 경우 신선식품을 다회용 상자에 담아 소비자 집 앞까지 가져간 뒤 소비자가 집 앞에 내놓은 다른 다회용 상자에 옮겨 담아주는 식으로 운영해 비용이 오히려 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경제지주도 소속 마트에 물건을 보낼 때 다회용 상자를 사용해 비용이 감소했다고 한다.

다회용 상자 사용 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1회 평균 213.0g으로 일회용 상자(835.1g)보다 74.5%(622.1g) 적은 것으로 계산됐다. 폐기물 발생량은 다회용 상자 사용 시 1회에 4.3g으로 일회용 상자(610g)에 견줘 99.3%(605g) 줄어들었다.

한국폐기물협회가 지난 7월 13~17일 벌인 다회용 택배 상자 사용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56명 가운데 89%(317명)가 "다회용 상자가 폐기물을 줄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답했고 82.6%(294명)가 "다회용 상자가 일회용 상자보다 보온 등 성능이 우수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에서 다회용 상자를 사용해 제품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34.8%(124명)만 동의했다. 또 다회용 상자를 반납하지 않는 일을 막고자 보증금을 물리는 방안에는 33.7%(120명)만 찬성했다.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 상자 표준안을 내년 상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다회용 택배 상자를 제작해 보급하고 세척·집하시설을 만드는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사업을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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