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내년부터 남녀 외 '제3의 성' 출전 허용

입력 2022-09-13 10:59
보스턴 마라톤, 내년부터 남녀 외 '제3의 성' 출전 허용

여성 참가 허용 50년 되는 해에 성 장벽 또 허물어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보스턴 마라톤이 내년 대회부터 '제3의 성' 마라토너에게도 출전을 허용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보스턴 마라톤을 주최하는 보스턴육상연맹(BAA)은 논바이너리(Non-binary·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 선수가 내년 대회부터 남자나 여자 부문에 등록하지 않고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논바이너리 선수는 현재 진행 중인 예선에서 논바이너리 참가자로서 완주할 경우 참가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현재 논바이너리 참가 자격 기준을 만들고 있으며, 온라인 지원서상 성별란에 '논바이너리'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4월 17일에 열리는 127회 보스턴 마라톤 참가 접수는 이날 시작됐으며, 3만여명이 경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 마라톤의 성(性) 장벽은 반세기마다 허물어지고 있다.

50년 전인 1972년에는 금녀(禁女)의 벽이 깨지면서 여성 8명이 처음으로 공식 출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여성 참가 금지의 이유가 됐던 '마라톤은 여성의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에 저항해 가발을 쓰거나 성별을 숨기고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었다.

연맹은 "연맹의 모든 경기에 이같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논바이너리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우리는 올해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원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마라톤 중에서 제3의 성에 최초로 출전 기회를 보장한 곳은 매년 하프와 5㎞ 코스 경기를 여는 '필라델피아 디스턴스 런'이다.

지난해 이 경기의 논바이너리부 첫 우승자는 남성·여성부 우승자와 동일한 상금을 받았다.

이어 '브루클린 마라톤'과 '하프 마라톤'이 올해 4월 논바이너리 출전을 허용했는데, 완주자 중 82명이 논바이너리 참가자였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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