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서거] 조문객 75만명 이를 듯…다이애나비 장례식 뛰어넘나

입력 2022-09-12 15:28
수정 2022-09-13 17:01
[英여왕 서거] 조문객 75만명 이를 듯…다이애나비 장례식 뛰어넘나

"조문 행렬 8㎞·대기시간 20시간 예상"…테러 가능성 등도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이달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될 예정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75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왕위를 승계한 찰스 3세 국왕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비가 1997년 숨졌을 당시 모여들었던 조문객 규모와 맞먹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런던 현지에서는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부터 버킹엄궁 앞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여드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추모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특히 버킹엄궁 웨스트민스터 홀에 여왕의 관이 놓이는 14일부터 일반인들이 조문할 수 있는 참배 기간이 이어지는 만큼, 날이 갈수록 인파가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내각 국무조정실은 장례식과 관련, "런던이 (추모 인파로) 유례없이 가득 찰 수 있다는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을 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일단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75만 명 정도의 조문객이 찾는다는 가정하에 비상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 경우 조문 대기 줄은 최장 8㎞까지 늘어서고, 대기 시간만 20시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당국 관계자는 실제 인파가 이보다 더 많이 모일 수 있다며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문객 규모는 2002년 치러진 엘리자베스 2세 어머니의 장례식 때 모인 2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가디언은 "장례식을 지켜보려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이 1997년 다이애나비 장례식 때 100만 명 수준에 맞먹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이날 공지한 보안용 지침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공항 출입국 심사 때처럼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웨스트민스터 경내에 입장할 수 있다.

작은 가방만 소지가 허용되고, 어떤 종류든 음식물이나 음료는 반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심지어 꽃다발이나 촛불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사원 내에서는 적절한 옷차림을 한 상태로 정숙하게 행동해야 한다. 카메라나 휴대전화기도 물론 사용할 수 없다.

정부는 조문객들을 향해 "대기 줄이 매우 길 수 있고, 수 시간을 기다리거나 밤을 새워야 할 수도 있다"며 "행렬이 계속해 움직이기 때문에 앉아서 쉴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영국 정부는 장례식날 도심이 붐비는 틈을 노려 시위대는 물론 테러 시도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런던 시내에 1만 명에 달하는 경찰관을 배치하는가 하면, 폭탄해체반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추모 행렬 경비에 군 병력 1천500명을 동원하는가 하면, 사람이 너무 몰렸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조문 행렬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전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시작된 여왕 운구 행렬을 지켜보던 웨일즈 지역 카디프의 군중 가운데 시위대 2명이 "그는 우리의 왕이 아니다"라고 찰스 3세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나서는 일이 발생, 당국을 긴장시킨 바 있다.

정부는 "정치적이거나 공격적인 복장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플래카드나 깃발, 광고판, 마케팅 메시지 등은 반입 금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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