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한국 작품, 일본보다 확장력 큰 글로벌 콘텐츠"
경쟁사 넷플릭스 겨냥해 "콘텐츠는 숫자 아닌 퀄리티 게임"
스트리밍 광고 요금제 확대 가능성에 "소비자 선택권 문제"
(애너하임[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콘텐츠 제국' 월트디즈니가 한국 오리지널 작품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했다.
디즈니의 콘텐츠 담당 임원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사의 팬 축제인 'D23 엑스포' 행사를 계기로 디즈니 그랜드 캘리포니아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
디즈니는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출시 이후 한국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여왔고, 담당 임원들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 작품에 대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글로벌 콘텐츠라고 평가했다.
레베카 캠벨 인터내셔널 콘텐츠 및 오퍼레이션 회장은 "디즈니가 제작하는 한국 작품은 지역, 글로벌 관점에서 모두 훌륭한 콘텐츠"라며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콘텐츠라면 아시아와 글로벌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캐롤 초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실사(Live Action) 작품 중 한국 콘텐츠 비중이 일본보다 많을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한국 콘텐츠의 확장성을 꼽았다.
그는 "트래블러빌리티'(travelability·특정 콘텐츠가 한 국가를 넘어 여러 곳에서 사랑받고 공감대를 끌어내는 확장력) 측면에서 현재 한국 콘텐츠가 일본 콘텐츠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K팝이 가진 콘텐츠 경쟁력에도 주목했다.
지난 7월 디즈니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콘텐츠 협업 계약을 체결했고, BTS의 지난해 로스앤젤레스(LA) 콘서트 현장을 담은 'BTS: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를 디즈니+를 통해 최근 공개했다.
캠벨 회장은 "디즈니는 지난 3년 동안 음악 장르에 집중했고. BTS 콘서트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첫 번째 음악 콘텐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디즈니는 한국 콘텐츠 확보를 위해 돈을 얼마나 썼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아태 지역 투자의 상당액을 한국 콘텐츠에 할당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캠벨 회장은 "아태 콘텐츠 투자의 많은 부분이 한국과 일본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리밍 사업을 포함한 디즈니의 전체 콘텐츠 투자금액은 2022 회계연도(작년 10월∼올해 9월) 기준 330억 달러(45조6천억 원)다.
디즈니 임원들은 스트리밍 사업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경쟁업체인 넷플릭스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캠벨 회장은 "엄청나게 큰 바다에 매우 많은 물고기(스트리밍 업체)가 있고, 각자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디즈니의 강점은 전 세계 팬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초이 총괄은 "넷플릭스와 비교했을 때 오리지널 제작은 우리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디즈니가 성공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콘텐츠는 숫자가 아니라 퀄리티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스트리밍 업계가 수익성 확대를 위해 광고를 포함하는 구독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캠벨 회장은 "소비자 선택권의 문제"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현재 자사의 스트리밍 플랫폼 중 하나인 훌루를 통해 미국에서만 광고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외 다른 나라로 확대하는 계획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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