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오늘 기준금리 결정…시장 "0.75%p 인상 전망 지배적"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 다수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들이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최근 경제지표들이 부진하고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수 전문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대폭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는 것이다.
ECB는 이날 현지시간 오후 2시 15분께(한국시간 오후 9시 15분께) 회의를 열어 금리 결정을 내린 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기자회견을 열어 결정 배경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달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ECB 이사회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계기로 0.75%포인트 인상 전망이 힘을 얻었지만, 여전히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은 이런 대폭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적은 횟수의 대폭 금리 인상보다 여러 차례에 걸쳐 조심스럽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체스 총리도 통화 긴축이 경제회복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며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ECB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되 이는 향후 인상분 중 일부를 미리 앞당겨 반영한 것이며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목표 금리가 오른 것은 아니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는 선에서 타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이번 금리 인상이 약 4조5천억 유로(약 6천215조원)로 추산되는 유럽 금융권의 과잉 유동성 처리 방향과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 시기에 미치는 영향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9.1% 올라 중기 목표치인 2%를 5배 가까이 웃돌았으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앞서 ECB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0%에서 0.5%로 0.5%포인트 인상('빅스텝')해 2016년 3월 이후 6년여째 이어져 온 '제로 금리' 시대를 끝냈다.
당시 ECB는 0.25%포인트를 올릴 것이라는 사전 안내와는 달리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개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물가를 잡기 위해 0.5%포인트 인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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