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KT, 7천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모빌리티 동맹(종합2보)

입력 2022-09-07 19:13
현대차그룹-KT, 7천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모빌리티 동맹(종합2보)

자율주행·미래항공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기술 개발·연구서도 협력 확장

"상호협업 실행력 강화 위해 지분맞교환"…두 그룹에 모두 '윈윈' 평가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조승한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과 KT[030200]가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과 위성통신 기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현대차그룹과 KT는 이 같은 전략적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7천500억원 규모의 지분도 맞교환했다.



◇ 자기주식으로 7천500억원 지분 맞교환…"상호협업 강화 목표"

현대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는 KT 주식 1천201만1천143주와 809만4천466주를 각각 4천456억원에 3천3억원에 취득한다고 7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KT 지분율은 4.7%, 3.1%로 높아졌다.

이에 상응해 KT도 현대차 주식 221만6천983주를 4천456억원에, 현대모비스 주식 138만3천893주를 3천3억원에 각각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1.04%, 1.46%로 상승한다.

이번에 두 그룹이 맞바꾼 지분 규모는 7천459억원 상당으로, 현대차(1.0%)-현대모비스(1.5%)-KT(7.7%) 간 상호지분 취득이 이뤄졌다.

현대차그룹과 KT는 자기주식 교환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상호 협업의 실행력과 연속성을 제고하는 등 사업제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과거 지분교환 없이 양사 간 신뢰에 기반해 협력관계를 구축해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상호 책임감 있는 협업을 위해 지분 교환 거래를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 자율주행·미래항공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기술 개발 박차

현대차그룹과 KT는 이른바 "MECA(모빌리티 서비스·전동화·커넥티드카·자율주행) 실현 기반인 '커넥티비티'(연결성) 분야의 차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커넥티비티는 MECA의 핵심 요소로 안정적인 통신망이 뒷받침돼야 원활한 기술 운용이 가능하다. 실시간 통신망이 잘 구축돼야 언제, 어디서나 고객에게 안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AT&T와 제너럴모터스(GM), 일본 NTT와 도요타,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베이징자동차그룹,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아우디 등이 이 같은 전략적 지분 교환을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KT도 이번 협력이 자사의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업) 전환'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차량 통신과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과 KT는 이번 지분 교환을 계기로 기술 개발·연구에서도 협력의 고리를 더 강하게 조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KT는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실증사업과 선행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UAM의 상위 개념인 AAM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KT는 통신위성과 연계한 관제·통신망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과 수직이착륙장 건설을 맡는다.

장기적인 선행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제휴 영역도 확장한다.

먼저 전국 각지의 KT 부지와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차(EV)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 KT 부지는 접근성이 좋아 충전 생태계 조기 구축과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T가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해 스트리밍 등 커넥티드카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검토하기로 했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분야 신사업도 발굴한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협력을 위해 미래기술펀드 운영을 검토하고 보안 통신 모듈 분야에서도 기술 협업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KT의 미래형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 사업도 진행한다.

이 밖에도 이전의 협력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협력에서도 양측은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를 위한 '사업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KT 사업 영역에서 수소연료전지 단계적 활용 확대, KT 영업용 차량 EV 전환, RE100 공동 대응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도 두 그룹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 그룹 보유 역량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이 제고되는 것은 물론 미래 전기차(EV) 커넥티드카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의 혁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디지코 사업영역의 확장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리딩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테크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 미래성장동력 발굴…현대차그룹·KT에 '윈윈'

이번 제휴는 두 그룹 모두에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KT와 핵심역량을 융합해 커넥티비티 디바이스로서의 차량 기술 고도화를 꾀하고,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한다는 목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AAM부터 달 탐사, 인공지능(AI), 로봇에 이르기까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번 제휴도 이 계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회장은 지난 7월 영국 에어쇼에 참가해 항공업계 최고 경영진을 면담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AAM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섰다.

또 현대차그룹은 로봇 AI 연구소 등 미래 기술 투자를 위한 전용 연구소를 미국과 한국에 설립할 계획이다.

KT로서는 이번 제휴를 통해 비(非)통신 분야의 저변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실제로 KT는 올해 1월 신한금융지주와 4천375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단행하고, 올해 3월 CJ E&M으로부터 KT스튜디오지니에 1천억원을 투자받는 등 타사와의 협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금융·미디어 외에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디지코의 입지를 갖추게 됐다고 KT는 설명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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