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 전력난·코로나 이어 지진까지 삼중고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중남부 쓰촨성이 기록적인 폭염·가뭄으로 인한 전력난과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에 이어 지진까지 겹치면서 잇따른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6일 중국지진대와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52분께(현지시간) 쓰촨성 성도(省都) 청두에서 남서쪽으로 220㎞ 떨어진 간쯔장족자치주 루딩현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46명이 숨지고 16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도 5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형적인 협곡지대인 까닭에 산에서 떨어진 거대한 낙석이 마을과 도로를 덮치면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민들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영상과 사진 속에는 폭격을 맞은 듯 폐허가 된 마을과 울부짖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지진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주민들은 현지 매체에 "지진이 났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워 아이를 안고 무조건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라거나 "밖으로 나오자마자 건물이 무너졌다"며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주민들은 마을 광장이나 학교 운동장 등에 설치된 대형 천막을 임시 거처로 삼아 구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전날 늦은 밤까지 구조작업이 이어졌다며 구조대원들이 어둠 속에서 들것을 이용해 부상자들을 옮기거나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성인 남성을 구조하는 영상을 방송하기도 했다.
웨이보에는 '쓰촨 힘내세요'라며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당국은 구조대원 6천500여명을 현장에 급파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중국지진대는 전날 낮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이날 오전 6시까지 규모 3.0 이상 여진이 모두 10차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여진은 전날 낮 12시 56분에 발생한 규모 4.2 지진이다.
앞서 쓰촨은 지난 6월부터 무더위가 시작돼 올여름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기간 폭염을 겪었다.
지난달에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장기간 지속됐다.
이 때문에 전력 생산의 80% 가까이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쓰촨성은 물 부족으로 수력 발전량이 예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냉방시설 가동 증가로 가정용 전력 소비가 많이 늘어나면서 산업용 전력 공급을 차단해야 했다.
여기에 6천300㎞ 길이의 창장(長江·양쯔강) 곳곳이 말라 농작물 피해와 식수난이 초래됐고, 하천 수위 하락으로 큰 배가 다니지 못해 물류에도 지장이 초래됐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인구 2천100만명인 쓰촨성 청두시는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며 도시를 봉쇄했다.
당국은 당초 4일까지 외출 금지와 함께 대중교통 및 학교 운영을 중단한다고 했으나 4일 밤 봉쇄 조치를 7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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