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추락 경비행기 산소부족이 원인인 듯…"일가족 사망"
독일 항공기 전세업체 대표 소유, 당시 대표 등 4명 탑승
'기압 이상' 보고 뒤 교신 두절, 생존 가능성 희박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관제 호출에 응답하지 않은 채 유럽 상공을 떠돌다 발트해에 추락한 경비행기가 한 독일인 사업가의 전용기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퀼른 소재 항공기 전세업체인 '퀵 에어' 대변인은 전날 라트비아 부근 발트해에 추락한 '세스나 551' 비행기는 자사 대표 카를-페터 그리제만(72)이 소유한 전용기로, 사고 당시 그리제만을 포함해 총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탑승자 3명은 그리제만의 부인과 딸, 사위라고 퀼른 현지 매체는 전했다.
사고기는 전날 스페인 남부 헤레스데라프론테라에서 이륙해 독일 퀼른으로 향하던 중 '기압 이상' 보고를 끝으로 교신이 단절됐고, 경로를 이탈해 계속 북상하다가 라트비아 부근 발트해에 추락했다.
사고기가 경로를 이탈하자 프랑스와 독일 공군 전투기가 출격해 무전을 시도했지만 응답하지 않았고, 출격했던 전투기 조종사들은 사고기 조종석에 조종사가 보이지 않았다고 해 의문이 증폭됐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스웨덴의 민간 항공 관계자들은 직접 조종대를 잡았던 그리제만이 기압 이상 교신을 한 직후 산소 부족에 조종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저산소증에 의식을 잃자 조종사 없이도 일정 수준 비행하도록 해주는 '자동조종 장치'가 가동됐지만, 연료가 떨어져 끝내 추락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산소증에 빠지면 뇌 기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기체 기압 하강으로 그리스에 추락, 탑승객 121명 전원이 숨진 2005년 헬리오스 항공기 추락 사고 등 과거 사례와도 유사하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스웨덴의 수색·구조작전 책임자인 라르스 안톤손도 항공기가 연료 부족으로 끝내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추측만 가능한 상황이지만, 그들이 기내에 있을 때 불능 상태가 됐던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스웨덴 해안경비대도 항공기 탑승자가 살아있을 가망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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