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硏 "여름마다 폭우 가능성…상습침수지역 관리 강화해야"
"강남역 등 상습피해지역에 100㎜/h 용량 빗물저류배수시설 설치 필요"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여름철 한반도에 집중호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상습침수지역 관리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후위기시대 도시침수 예방대책: 2022년 수도권 집중호우의 교훈' 보고서를 국토이슈리포트 67호에 실어 발간했다.
지난달 8일 서울 도심 지역에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가 내려 반지하 주택과 지하주차장, 도로 등의 침수가 잇따랐고, 맨홀 뚜껑이 유실돼 사람이 빠져 사망하는 등 8명이 숨지고 1만여대의 차량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수도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기상청 관측소(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준으로 1시간에 141.5㎜, 3시간에 259.0㎜, 24시간에 381.5㎜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시간 강우 기준으로 489년 빈도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3시간 기준으로는 2천151년 빈도에, 24시간(하루) 기준으로는 109년 빈도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양이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고 동시에 대기에 수증기량이 증가하는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기존의 방재성능 목표를 넘어서는 국지성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법과 제도는 이에 대비하기에 미흡한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12년 대규모 폭우 사태 이후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상습침수구역에는 반지하 주택을 짓지 못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나 이후 지정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토연구원은 강남역 등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이들 지역에 방재성능 목표를 시간당 100㎜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대규모 빗물저류배수시설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지하공간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2019년 신설된 방재공원의 설치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등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도시를 계획할 때 재해 예방형 계획을 수립하도록 관련 제도를 강화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준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달 수도권 침수 피해 원인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피해 예방을 위한 수자원 관리 대책과 함께 도시 계획적 수단을 포괄하는 근원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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