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 뒤 에너지 수출로 연방예산에 58조원 보태"
6개월 매출 215조원…"전쟁범죄 도운 자금원"
핀란드 싱크탱크 추산…수입액은 유럽·중국·터키 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6개월 동안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액이 1천580억 유로(약 215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이날 "화석연료 가격 급등은 올해 수출량 감소에도 러시아의 현재 매출액이 전년도보다 크게 늘었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세를 보여왔다. 국제유가도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으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CREA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올해 2월 24일 이후 6개월간 러시아 화석연료를 가장 많이 수입한 건 유럽연합(EU)으로 모두 851억 유로(약 115조8천억원) 어치를 사들였다고 추산했다.
이어서는 중국(349억 유로·약 47조5천억원), 터키(107억 유로·약 14조5천억원) 순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액이 컸다.
CREA는 "침공 개시 이후 화석연료 수출은 러시아 연방 예산에 대략 430억 유로(약 58조5천억원)를 더해줘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범죄에 대한 자금조달을 도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유럽은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로 했다.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전면 중단됐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연말까지 90% 감축할 계획이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40%에 이르는 천연가스 수입과 관련해선 별다른 제한을 가하지 못했다.
CREA는 러시아산 석탄 수출액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점에 비춰볼 때 EU의 석탄 금수 조치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CREA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U는 러시아산 원유의 제3국 운송에 유럽 선박이나 항구를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며, 영국은 자국 보험업체들이 이런 무역에 관여하는 걸 더는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위시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의 자금원을 차단한다는 취지로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지난 2일 합의했다.
국제적으로 합의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 원유가 거래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행 시점은 올해 12월 초로 예상된다. AFP 통신은 이런 조처가 시행되면 러시아가 석유 수출액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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