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팬데믹으로 동물원 문닫자 더 쉬고, 성행위는 많아져
시설 폐쇄 전후 행동 관찰…"인간과의 상호작용 분석해 동물복지 신경 써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동물원에서 지내는 침팬지 등 영장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동물원이 폐쇄됐을 때 더 많은 시간 휴식하고 성적인 행동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영국 하퍼 애덤스대에서 동물원 동물 복지 연구하는 앨런 윌리엄스 박사는 최근 과학저널 '애니멀스'에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영국 내 동물원·사파리공원이 여러 차례 폐쇄·개방 조처를 했던 2020년 4월에서 2020년 9월, 2020년 11월에서 2021년 1월에 보노보, 침팬지, 고릴라, 개코원숭이의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동물 시설이 봉쇄됐을 때 영장류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쉬거나 혼자 지내는 데 썼다. 성적이거나 지배적인 행동도 더 많이 했고, 덜 먹었다.
하지만 방문객이 동물원에 다시 등장하나 보노보와 고릴라는 혼자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고릴라는 쉬는 시간이 줄었다.
침팬지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았던 당시보다 더 많이 먹었고, 개코원숭이의 성적이고 지배적인 행동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인간과 동물 사이의 상호작용, 동물원 방문자와 동물 복지의 관련성과 관련해 새로운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물원 폐쇄 경험이 개별 동물에게 긍정적이었는지 부정적이었는지 중립적이었는지를 현재로서는 정확하게는 평가할 수 없지만 침팬지와 개코원숭이는 방문객 귀환에 큰 자극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노보와 고릴라 경우 혼자 있는 시간의 감소가 긍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고, 고릴라의 휴식 시간 감소는 방문자에 의해 휴식이 방해를 받았음을 시사했다.
시설 폐쇄 기간 증가한 성적 행동은 움직이는 차량에 의한 자극이 없어진 결과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윌리엄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방문객이 동물원 영장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준다"며 "동물이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동물 복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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