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반지의 제왕' 프리퀄 별점 테러에 리뷰 공개 지연

입력 2022-09-05 10:06
아마존, '반지의 제왕' 프리퀄 별점 테러에 리뷰 공개 지연

'흑인 요정' 캐스팅 반발 일부 네티즌, '별 한개' 남기며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아마존이 제작한 '반지의 제왕' 드라마에 일부 네티즌의 '별점 테러'가 쇄도하자 아마존이 자체 페이지를 걸어 닫고 리뷰 게시물 공개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드라마의 주요 배역에 흑인이 캐스팅된 데 불만을 가진 네티즌이 무더기로 최저점을 줘 평점을 떨어뜨리는 조작 행위를 시도한다는 이유에서다.

보도에 따르면 '반지의 제왕:힘의 반지'를 방영 중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홈페이지는 리뷰나 평점 노출을 제한하고 드라마를 실제로 감상한 경우에만 리뷰 작성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놓은 상황이다.

리뷰와 평점이 공개되는 시점도 방영 개시일인 2일로부터 72시간이 지나는 이달 5일 새벽으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처는 통상 영화 리뷰가 허위로 작성됐는지를 가릴 필요가 있을 때 내려지는 것이라고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설명했다.

'힘의 반지'는 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보다 시대적 배경이 수천 년 앞서는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형식의 TV 시리즈다.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일부 관객층은 요정 아론디르(크루즈 코르도바)와 난쟁이 공주 디사(소피아 놈베테) 등 역할에 흑인을 캐스팅한 것을 놓고 '블랙워싱'이라고 반발해 왔다.

서양 주류 영화계에서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인 화이트워싱에 견줘 나온 말인 블랙워싱은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등장인물을 흑인으로 설정하는 추세를 비꼬는 표현이다.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힘의 반지'에 대한 비평가 평점이 84%에 이른 반면 관객들이 매긴 점수는 38%에 그친데도 이런 논란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고려가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문화 제작에 반영되는데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무조건 최저점을 주는 별점 테러를 가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아마존이 소유한 비평 사이트 IMDb에서도 리뷰를 남긴 네티즌의 25%에 달하는 1만7천500명이 5개 만점인 별점 평가에서 1개만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이런 현상이 비단 힘의 반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16년 리메이크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역시 주인공으로 전원 여성을 선정했다가 별점 테러를 당한 사례로 꼽힌다.

가디언은 "대규모 팬덤에 기반한 리뷰 도배 행위는 현 미디어 산업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평점을 끌어내리는 테러가 작품의 상업적 성공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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