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미국주식 '팔자'…지난달 8천억원 순매도
8월 순매도액, 7월의 155배로 매도 본격화…증시 약세에 환율 급등 겹쳐
증권가, 미국주식에 '중립' 의견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서학개미'들이 증시 불안과 환율 급등에 7월부터 미국주식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달 순매도액은 8천억원대로 급증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을 약 126억7천137만달러 순매수하고, 약 132억4천290만달러 순매도했다.
이에 따른 순매도 결제액(매도 결제액에서 매수 결제액을 뺀 값)은 약 5억7천153만달러(약 7천79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7월 순매도액(367만달러)의 155.7배에 달하는 규모다.
연초부터 약세를 보인 미국 뉴욕증시에 대해 국내 투자자는 줄곧 매수 우위로 대응해왔으나, 올해 들어 7월 첫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미국 증시 약세와 환율 급등에 따라 순매수를 멈추고, 대신 7월 이후 반등한 주식에 대해 달러 급등에 따른 환차익을 챙긴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미국 증시는 지난달 하락했다.
지난 한 달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24% 떨어졌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4.06%)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4.64%)도 나란히 4%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손실이 일부 상쇄되거나, 오히려 환차익으로 수익을 보는 투자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주식을 포함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삼성증권은 미국 주식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하고 "당분간 시장이 앞서갔던 기대를 연준의 속도에 맞게 재조정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의 상향, 주당순이익(EPS) 턴어라운드가 필요한데 밸류에이션 추가 리레이팅은 최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야 가능하고, EPS는 연말로 갈수록 추가 하향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아직 밸류에이션이 과거 20년 평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 침체 우려에 의해 밸류에이션의 추가 하락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누적되는 긴축의 영향은 경기를 더 위축시킬 것이고 이익전망의 추가 하향도 불가피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강달러, 수요 둔화로 인한 부정적 충격을 덜 받을 유틸리티·통신 등 경기 방어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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