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ECB·연준 베이지북 주목…연휴 전 관망세 전망

입력 2022-09-04 08:00
[증시 풍향계] ECB·연준 베이지북 주목…연휴 전 관망세 전망

"코스피 주간 변동 2,350∼2,460 예상"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국내 금융시장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주(8월 29일∼9월 2일) 2,400선까지 후퇴했고 원/달러 환율은 1,360원을 웃돌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일 2,409.41로 지난달 26일 종가 2,481.03보다 71.62포인트(2.89%) 하락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7월 25일(2,403.6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도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일과 2일 연속 '팔자' 기조를 보이면서 4천500억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은 더 심각하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2.6원으로 마쳐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강도 높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이후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등은 수출업체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수입업체나 수입 물가에 주는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원화 약세가 원화 환산 수입 증가율을 높여 기업과 물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내 여건 변화도 중요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 강화 우려와 엔저 등 대외 불확실성 위험 해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5∼8일) 개장을 앞둔 금융시장에선 경제 지표 해석을 두고 기대감과 우려감이 혼재한 상황에서 관망심리가 고개를 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주말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은 31만5천명 증가해 전달에 못 미쳤으나 월가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다만, 지난달 실업률이 3.7%로 전달보다 높아지면서 미 연준이 세 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소폭 살아나기도 했으나, 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경기 우려에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 주요국 통화당국의 통화정책 행보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경기 우려에도 당분간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유로화와 달러화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 발표와 통화정책과 관련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정돼 있는데, 연준의 통화 긴축 행보와 매파적인 시각은 크게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8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면서 매파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9.1%로 기존 역대 최고치인 지난 7월의 8.9%를 뛰어넘었다.

김 연구원은 "유로존에선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확산하면서 이번 회의에서 0.50%포인트나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13일 공개되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을 다시 키울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 미국 뉴욕증시가 노동절(9월 5일)로 하루 쉬고, 국내 증시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추석 연휴로 열리지 않아 투자자들도 경제 상황을 관망하면서 짧은 휴식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베어마켓(약세장 속 단기 반등) 랠리를 마무리한 후 역실적 장세로 진입하는 초기 국면으로 판단한다"며 "증시 휴장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로 2,360∼2,460을 제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 정책 전망치와 시장 작동원리 변화는 월초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를 자극할 공산이 크지만, 충격은 6∼7월 코스피 저점인 2,300선을 넘어설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주간 코스피 변동폭을 2,350∼2,450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은 아래와 같다.

▲ 5일(월) = 미국 노동절 휴장, 중국 8월 차이신 서비스 구매관리자 지수(PMI), 유로존 8월 마켓 서비스 PMI

▲ 6일(화) = 미국 8월 마켓 서비스 PMI와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 지수

▲ 7일(수) = 중국 8월 수출입,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 8일(목) = 미 연준 베이지북 공개,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 9일(금) = 한국 추석 연휴 휴장, 중국 8월 소비자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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