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CFO 출신 벤처캐피털 임원이 말하는 스타트업 성공전략
알토스벤처스 리처드 송 파트너 강연…"고객 만나고, 현장 가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쿠팡 창업 초기부터 9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리처드 송(한국명 송경찬)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스타트업 성장 노하우에 대해 "고객과 만나며 목소리를 많이 듣고, 중요한 일을 가려내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송 파트너는 2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알토스벤처스 주최로 열린 '스타트업 멘토가 말하는, 일 잘하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란?' 콘퍼런스에 키노트 연사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송 파트너는 쿠팡 창업 이듬해인 2011년부터 2020년 1월까지 CFO를 지내며 성장을 이끈 뒤 2020년 7월 알토스벤처스에 합류했다.
송 파트너는 "(스타트업의) 개발을 담당하는 분들도 고객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리서치(연구) 팀뿐 아니라 개발자, 마케팅, 운영팀이 다 같이 고객을 만나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자가 회사의 '톱다운'(하향식) 요청대로만 일해서는 안 된다며 고객이 제품을 왜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쓸 건지 충분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건축업체가 집을 지을 때 '창문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창문을 달았는데, 이 집이 바닷가에 있어 풍경을 바라보기는 턱없이 작은 크기였다면 큰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송 파트너는 스타트업들이 고객센터를 아이디어를 얻는 '금광'처럼 귀중히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파트너는 "보통 회사들은 콜센터를 돈을 쓰는 부서인 '코스트(비용) 센터'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콜센터에 들어오는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 데이터만으로는 볼 수 없는 개선 지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콜센터의 핵심성과지표(KPI)를 '받은 콜 개수'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실제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파트너는 회사 내 역할에 얽매이지 말고 다른 직군의 일도 겪어 보면서 현장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쿠팡에서 재무 담당인 CFO로 있었지만 물류센터 가서 포장도 해 보고 쿠팡맨(배송원·현 쿠팡친구)처럼 배송도 해 봤다. 그래야 현장의 문제를 알 수 있다"면서 "특히 관리자는 현장에 직접 가서 보고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 파트너는 UX(사용자경험) 디자인에 대해서는 "고속도로를 시속 100㎞로 달릴 때 옆의 간판이 잘 안 보이는 것처럼, 사이트를 너무 디테일하게(상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나, 인재를 채용할 때는 디테일한 데이터를 활용해야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송 파트너는 부연했다.
송 파트너는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목표 관리법을 인용하며 "버핏은 25가지의 목표를 세운 뒤 중요한 5개를 달성하기 전에는 나머지 20개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저는 단 한 가지 목표에만 우선 집중하라고 하고 싶다"면서 "회사나 개인이나 처음부터 하나의 일을 잡고 완벽하게 하려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파트너에 이어 윤예나 구글코리아 플랫폼&에코시스템 마케팅 헤드, 이연주 '청소연구소' 운영사 생활연구소 최고운영책임자(COO),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의 페이테크 계열사 토스페이먼츠 김성아 PO(프로덕트오너),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카카오스타일의 이유진 채용팀 리더 등이 각자의 스타트업 성장·업무 소통 노하우를 설명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알토스벤처스 포트폴리오(투자사) 관계자 등 스타트업 실무자와 구글, 카카오[035720] 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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