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DP의 4% 이상' 청두·선전 봉쇄로 中 경제성장 '먹구름'

입력 2022-09-04 07:07
'중국 GDP의 4% 이상' 청두·선전 봉쇄로 中 경제성장 '먹구름'

청두 中 경제 비중 1.7%…'기술 허브' 선전도 다수 지역 봉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7%를 차지하는 서부 주요 도시 쓰촨성 청두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 봉쇄됐다.

여기에 중국의 '기술 허브'로 유명한 선전마저 9개 구 중 도심 6개 구가 봉쇄되는 등 중국 주요 대도시 곳곳으로 봉쇄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중국 경제성장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선전과 청두는 각각 경제 규모가 중국 도시 중 3위, 6위인 핵심 대도시들로 중국 GDP에서 이들의 비중 합계는 4% 이상이다.

이 중 청두의 경우 당초 한 자릿수 대를 유지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달 24일 두 자릿수로 불어난 뒤 지난달 28일 세자릿수인 100명대로 늘었다.

다음 달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청두 방역당국은 1∼4일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고 감염 여부 전수 검사를 실시 중이다.

3월 말부터 2개월여간 봉쇄됐던 상하이보다는 인구나 경제 규모가 작지만, 청두는 충칭·상하이·베이징에 이어 중국 도시 가운데 4번째(약 2천90만명)로 인구가 많다.

또 중국매체 청두일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두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9천965억여 위안(약 196조4천억원)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중국 전역의 GDP가 2.5% 늘어난 56조2천642억 위안(약 1경1천92조원)이었던 만큼, 중국 전체에서 청두 경제의 비중은 1.77% 정도 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상하이의 GDP 비중은 3.4%였다.

청두의 지난해 수출과 소매판매액은 각각 중국 전체의 2.2%, 2.1%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취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청두 지역 봉쇄가 상하이 때와 같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이미 각종 악재로 씨름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경제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넘어 심리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3분기 성장률 예측치 4.5% 달성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상하이 봉쇄의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부동산업계발 침체 우려가 나오자 최근 기준금리를 내리고 각종 부양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전력 생산의 80%를 수력발전에 의존해온 청두 등 쓰촨성 지역은 가뭄으로 지난달 수력 발전량이 예년의 절반으로 떨어지자 공장 가동을 멈추도록 지시한 바 있는데, 코로나19 봉쇄 피해까지 입게 된 것이다.

청두는 중국의 인기 관광지이기도 한 만큼 이달 10∼12일 중추절(추석) 사흘 연휴와 다음 달 1∼7일 노동절 7일 연휴 기간 관광업 타격도 우려된다.

또 청두가 성도인 쓰촨성 전역과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서부 최대 도시 충칭도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충칭(3천210만명)은 청두에서 310km 거리로 고속철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화징(華經)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쓰촨성의 올 상반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2조6천176억여 위안(약 516조원)으로 전체 성(省) 가운데 6위였고, 충칭은 1조3천511억여 위안(약 266조3천억원)으로 도시 가운데 4위였다.

선전도 지난 2일 신규 감염자가 87명으로 느는 등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방역당국이 3일 0시부터 4일 자정까지 이틀 동안 푸톈구 등 6개 구를 봉쇄했다.

봉쇄 대상 지역이 선전 9개 구 가운데 도심 6개 구여서 사실상 시의 많은 지역이 봉쇄됨에 따라 경제활동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밖에 랴오닝성 다롄은 지난달 30일부터 도심 구역을 봉쇄했으며,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과 랴오닝성 성도 선양도 각각 지난달 28일과 29일부터 대중교통 운행 중단, 상업시설 폐쇄 등 방역 통제가 강화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8일간 예정됐던 상하이 봉쇄가 2달 넘게 이어졌지만 지난 3월 광둥성 선전 봉쇄의 경우 일주일 정도 만에 해제한 전례가 있는 만큼, 청두의 경우 전면 봉쇄가 언제 끝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방역 해제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고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방역 성과로 내세워온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봉쇄 지역이 갈수록 중국 곳곳 대도시로 퍼져가는 양상이어서 3월에 이은 이번 재확산이 중국 경제에 얼마나 큰 타격을 미칠지 주목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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