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판공실, 대만 '드론 격추'에 "민진당, 의도적 선전"

입력 2022-09-02 10:51
수정 2022-09-02 17:01
중국 대만판공실, 대만 '드론 격추'에 "민진당, 의도적 선전"

주펑롄 대변인 "중국 정부, 그 사건 알고 있다" 공식 반응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군이 관할 구역을 침범한 중국 무인기(드론)를 처음으로 격추한 데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대만판공실)이 "대만 민진당 정권이 긴장을 부추기기 위해 사건을 의도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일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주펑롄(朱鳳蓮)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만군의 중국 드론 격추에 관한 보도를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대만 민진당 정권이 긴장을 부추기기 위해 그 사건(드론 격추)을 의도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면서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1일 낮 12시 3분(현지시간) 정체불명의 민간용 드론이 진먼다오(金門島)의 부속 섬인 스위(獅嶼) 인근 통제 해역에 들어와 대응 절차에 따라 퇴거를 시도했으나 불응해 방어 사격을 가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중국 푸젠성 샤먼시와 불과 3.2㎞ 떨어진 진먼다오는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섬으로, 대만 안보의 최전선이다.

대만군은 지난달 30일부터 관할 지역에 들어온 중국 드론을 겨냥해 실탄 방어 사격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드론을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판공실 주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가 그 사건(드론 격추)을 알고 있다고 말했으나 누가 그 드론을 조종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만군의 드론 격추에 대한 주 대변인의 발언은 중국 정부가 그 사건을 알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타이완 뉴스는 분석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중국 정부의 대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앞서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측 무인기 격추 발표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요구에 "나는 관련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대만 당국이 긴장을 과장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만 정부는 대만군의 무인기 격추 사실을 확인하면서 "민간용 무인기"라고만 밝혔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을 계기로 대만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면서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면서 진먼다오와 부속 섬 등에 날아드는 중국의 민간용 드론이 급증하는 추세다.

대만군은 중국이 민간용 드론을 이용한 '회색지대 전술'(특정 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전술)을 펼치면서 경계 태세 약화를 기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중국 드론 등이 출현할 때 경고음·방송·신호탄 발사 등을 통해 영공 밖으로 쫓을 계획이지만, 그래도 물러나지 않는다면 격추 등의 적절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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