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8월도 4%대 물가상승률 선방…휘발유가 인상시 급등 전망
식품 가격 하락 영향으로 7월보다 둔화…예상치 밑돌아
근원물가 상승률, 7월보다 높아…연내 추가 금리 인상 전망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8월에도 4%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휘발유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이 경우 물가도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1일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4.69%로 4.94%를 기록한 7월에 비해 다소 둔화했다. 금융시장에서는 8월 물가상승률이 5%에 육박하거나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지만 예상치를 밑돈 셈이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은 일부 식품 가격 하락이 물가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4%대 물가상승률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전 세계가 고물가 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을 유지하는 것은 정부 보조금을 통한 휘발유 가격 통제 덕분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고유가 시대에도 휘발유 가격을 묶어 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 수입의 약 4분의 1을 연료 보조금 예산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자 조만간 휘발유 가격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지 언론은 휘발유 가격이 4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물가상승률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만디리 은행의 파이살 라흐만은 휘발유 가격 상승 시 올해 물가상승률이 6%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휘발유 등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품목이나 신선식품 등 변동성이 큰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019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3.04%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물가 상승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고물가 우려가 나오자 지난달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018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물가 급등을 우려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내 2∼3회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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