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침공시 해저케이블·해상운송에 즉시 막대한 피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해저케이블과 해상 운송을 중심으로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즉각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메르카투스 센터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해저케이블과 컨테이너 운송 :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 경제에 대한 두 가지 즉각적 위험'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 대만에 육양국(landing station: 해저케이블을 육지에 설치된 통신망과 연결하는 설비를 갖춘 통신국)이 있는 취약한 해저케이블로 인한 디지털 흐름의 잠재적 지장 ▲ 대만 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 컨테이너 운송의 지연이나 지장을 두가지 대표적 위협으로 꼽았다.
대만은 메일 수십억 달러의 온라인 금융거래를 포함해 바다를 가로지르는 인터넷 트래픽의 약 99%를 처리하는 광범위한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스템의 일부분이다.
올해 8월 현재 대만은 자국을 중국, 미국, 다른 세계 첨단기술 허브와 연결하는 15개의 해저 데이터 케이블을 갖고 있고 육양국은 뉴타이베이, 터우청, 팡산 등 세곳에 집중돼 있다.
상당수가 고용량 케이블로 구글과 메타 등 미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지원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연간 100여개의 해저케이블이 절단되고 대부분은 어선이 닻을 끌어 올리는 것과 관계가 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지난달 초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악화하면서 이들 해저케이블의 전략적 취약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해저 데이터 케이블이 상어나 배의 닻에 의해 무작위로 손상될 확률보다 미사일에 맞을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사적 비용은 제외한 채, 해저케이블 절단으로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약 90%를 생산하는 대만은 하루 5천560만달러(약 750억원), 월 17억달러(약 2조3천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또한 글로벌 무역 운송의 21%가량이 대만 인근 해상을 지나기 때문에 대만의 위기로 대규모 지연, 보험료 인상, 선박 침몰 등 컨테이너 수송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고 선박의 경로 조정에 따른 비용이 한달에 최대 28억2천달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해저케이블, 통신,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공항, 기차역, 항구 등 대만 내 수천개의 잠재적인 전략적 목표물을 편집해 놓은 중국의 한 인터넷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뉴카이트데이터랩스가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뉴카이트데이터랩스는 해당 자료의 정확한 출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자료의 범위와 정보의 구체성, 쉬운 검색 기능 등을 볼 때 중국군과 기업, 다른 고객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인민해방군은 침공 시나리오를 위해 광범위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픈 소스 데이터에 대한 우리의 분석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장소, 잠재적 군사적 장소, 해저케이블 육양국 같은 핵심 디지털 인프라 등 중국의 전략적 관심 지점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무역과 경제적 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파장을 쉽게 넘어설 것"이라며 "대만은 또한 글로벌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어 반도체의 공급이나 디지털 흐름에 지장이 초래되면 미국 기술 분야와 해당 반도체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산업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루스 존스 연구원은 "전면 침공은 아닐 수 있고 해저케이블에 대한 위협은 다양하다. 중국 역시 그러한 케이블을 절단할 경우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역사를 통해 봐왔듯이 중국은 전략적 목표를 위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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