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中드론 첫 격추…강경 대응으로 선회(종합2보)

입력 2022-09-01 17:22
수정 2022-09-02 17:02
대만군, 中드론 첫 격추…강경 대응으로 선회(종합2보)

중국 "관련 상황 몰라…대만 당국의 긴장 부풀리기 무의미"



(서울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조준형 특파원 = 대만군이 관할 구역을 침범한 중국 무인기(드론)를 처음으로 격추했다.

1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이날 낮 12시 3분(현지시간) 정체불명의 민간용 드론이 진먼다오(金門島)의 부속 섬인 스위(獅嶼) 인근통제 해역에 들어와 대응 절차에 따라 퇴거를 시도했으나 불응해 방어 사격을 가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진먼다오는 중국 푸젠성 샤먼시와 불과 3.2㎞ 떨어졌으나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섬으로 대만으로선 안보의 최전선이다.

대만군은 지난달 30일부터 관할 지역에 들어온 중국 드론에 실탄 방어 사격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드론을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군은 전날 오후 6∼8시에도 중국 민간 드론 3대가 잇따라 진먼다오 관할 도서에 들어와 실탄 방어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해당 드론들은 실탄 사격이 가해지자 샤먼시 방향으로 날아갔다.

앞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달 30일 최전선인 펑후 섬 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적시에 강력한 조처를 해 중국공산당 무인기를 제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된 이후 진먼다오와 부속 섬 등에 날아드는 중국 드론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 드론은 대부분 군용이 아닌 민간 상용 드론들인데 대만에서는 중국이 민간용 드론을 이용한 '회색지대 전술'(특정 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전술)을 펼치면서 대만군의 경계 태세 약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은 그간 민감한 최전방 지역에서 자칫 중국군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 신호탄을 활용한 퇴거 시도 등 적절한 대응 수위 마련에 고심했지만 최근 대만 내부에서 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 압력이 고조되자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중국 샤먼시로부터 4.5㎞ 떨어진 얼단 섬의 경계 초소에서 근무하던 대만군 병사가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에 돌을 던져 쫓아내려고 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지난달 25일 중국판 유튜브인 비리비리에 공개돼 대만에서는 왜 총기로 격추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중국 드론 등이 출현할 때 경고음·방송·신호탄 발사 등을 통해 영공 밖으로 쫓을 계획이지만, 그래도 물러나지 않는다면 격추 등의 적절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측 무인기 격추 발표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요구에 "나는 관련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대만 당국이 긴장을 과장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답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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