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공기열 히트펌프에 ICT 더해 '건물 디지털전환' 시장 연다"(종합)
"온실가스 배출 적고 공간 활용도 효율적"…용산 아이파크몰서 설명회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KT[030200]가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공기열 히트펌프'에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접목해 '건물 분야 디지털 전환' 시장을 열겠다고 29일 밝혔다.
KT는 공기열 히트펌프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전국 KT 사옥 6곳을 대상으로 설치 검토에 나서는 등 관련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KT는 이날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설치된 공기열 히트펌프의 사례를 소개하는 현장 설명회를 개최해 이런 계획을 밝혔다.
히트펌프는 외부 열원에서 열에너지를 얻어 냉난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이중 공기에서 열을 흡수하는 공기열 히트펌프는 건물에 주로 설치되는 흡수식 냉온수기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해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된 용산 아이파크몰 6층 공기조화실에는 한 공간에 아이파크몰 내 CGV와 대원샵 팝콘D뮤지엄, 7층 푸드코트 '테이스트파크' 냉난방을 담당하는 공기열 히트펌프 설비가 설치돼 있었다.
주차장과 웨딩홀 등 기존 시설을 개조하며 만든 새 시설 용량에 맞는 냉난방 설비가 추가로 필요해지자 이를 공기열 히트펌프로 구축한 것이다.
공기열 히트펌프 설비를 구축한 코벡엔지니어링 박춘경 대표는 "만약 기존 흡수식 냉온수기 방식으로 냉난방을 했다면 공기열 히트펌프 방식보다 설비 공간이 세 배 필요했을 것"이라며 "공기열 히트펌프의 탄소 배출량은 기존 방식 대비 절반 수준이고, 설비 운전 비용도 기존 방식 대비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부터 아이파크몰을 부분적으로 증축할 때마다 조금씩 나눠 구축했는데, 냉온수기와 달리 구역별로 냉난방을 조정할 수 있어 효율이 높다"며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면서 조금씩 냉난방 설비를 대체해야 할 때 더욱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건물 지하 설비와 옥상 냉각탑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KT는 덧붙였다.
이날 방문한 아이파크몰 옥상 한 켠에는 커다란 냉각탑이 일렬로 줄을 지어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으나, 공기열 히트펌프는 이같은 장비가 필요 없어 옥상을 정원으로 활용하는 등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KT는 자사 냉난방설비 제어 기술 'AI 빌딩 오퍼레이터'과 공기열 히트펌프를 접목하면 건물 분야 디지털전환 같은 새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 융합기술원 한자경 상무는 "AI 빌딩 오퍼레이터 솔루션은 신축 빌딩 외에도 기존 빌딩의 설비에 클라우드를 연동만 해도 설비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며 "AI가 자동으로 빌딩 안팎의 환경 정보를 확인해 설비를 제어하므로 에너지를 기존보다 10~15%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상무는 공기열 히트펌프는 단기적으로 KT의 설비 리트로핏(대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건물 인증 본격화에 맞춰 KT의 친환경 건물 디지털 전환 확대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역 KT 사옥에 우선적으로 공기열 히트펌프를 접목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타당성 검토와 개념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상무는 "오래된 건물은 어차피 교체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그런 데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논의를)시작하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공기열이 아직 법령상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아 건축물 재생에너지 이용량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과제로 꼽힌다.
또 가스를 이용하지 않는 대신 전기만을 활용하는 설비인 만큼 건물 전력 이용량이 늘어날 수 있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shj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