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쇼크] "베어마켓 랠리 끝물"…코스피 2,350∼2,680 전망(종합2보)

입력 2022-08-29 15:47
[파월 쇼크] "베어마켓 랠리 끝물"…코스피 2,350∼2,680 전망(종합2보)

"위험관리 나서야"…"지표에 일희일비 예상, 다음달 하락 압력 높아져"

"고금리 취약업종 피하고 매크로 무관한 업종 재편…방어력 강화"

"증시, 연준 매파 행보 선반영…비중 적극 축소할 때 아냐"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미령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주말에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우려감이 확산했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8% 급락한 2,426.89에 장을 마쳤다.

기관이 5천589억원 순매도하며 매물을 쏟아냈고, 외국인도 463억원 순매도했다.

환율 상승에도 매수세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이날 결국 10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56포인트(2.81%) 내린 779.89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1,350원을 돌파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중앙은행은 낮고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을 지킬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물가 안정을 지켜야 한다는 우리의 의무에는 조건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고물가가 지속되면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고착화할 위험을 경계한다고 파월 의장은 전했다.

시장은 연준 의장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고 인플레이션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실히 둔화할 시점까지 금리 인상 기조 중단과 관련한 잘못된 메시지를 시장에 주지 않기 위해 매파적 내러티브(Narrative)를 지속해서 시장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파월 의장 연설을 통해 내년 초중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며 "미국 등 전 세계 경제가 중물가-중금리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이 확인됐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 혹은 고착화할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국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음 달 반짝 등락을 끝으로 이번 약세장 단기 반등인 베어 마켓 랠리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확인돼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될 수 있어 우리 증시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베어마켓 랠리의 힘이 빠지고 고금리에 취약한 업종이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는 우선 미 증시 급락세를 반영할 것이고 원/달러 환율도 증시에 2차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성이 반대로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투자전략팀장은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잭슨홀 미팅을 통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억제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전 세계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는 점차 하락압력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팀장은 시장은 다음 달 13일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21일로 예정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까지 물가와 통화정책에 대한 희망의 끈을 잡고 갈 가능성이 커 경제지표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지표상 경기와 고용이 둔화하고 있지만, 임금상승 압력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며 "단기 급락에 따른 되돌림 시도가 가능해 보이는데 이번 기술적 반등, 베어 마켓 랠리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팀장은 "다음 달 높은 물가 수준을 확인하고, FOMC 회의에서 새로운 점도표를 확인하면서 통화정책 기대가 우려로 전환하고 경기가 악화하면서 중순부터 코스피와 글로벌 금융시장이 역실적 장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업종은 피하면서 거시경제에 무관한 업종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방위산업, 조선, 음식료, 원전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다음 달 초 반등 시도를 하더라도 위험 관리, 포트폴리오 방어력 강화에 집중하라고 권했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내년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연준 풋(Fed put)을 기대했던 투자 심리가 빠르게 꺾이는 모습"이라며 "이번 주 코스피는 강한 하방 압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풋은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 연준이 나서서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 인상을 미뤄 시장을 떠받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외 주식시장이 연준의 매파 행보를 선반영해온 만큼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를 계기로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축소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이번 연설 내용은 지난 한 달 동안 다수 연준 위원들이 사전에 언급했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며 "실제 당일 주식시장 변동성과 달리 환율과 금리는 상대적으로 차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5bp(1bp=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정책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은 당일 3bp가량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 역시 0.3% 오름세를 보여 나스닥지수 낙폭 -3.9%에 비하면 그리 큰 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고려하면 환율과 금리는 연준의 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란 시나리오를 선반영해왔다고 볼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의 이번 잭슨홀 연설은 주식시장에 내재된 과도한 자신감을 걷어내는 계기가 됐다고 보는 게 적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미국 증시 대비 반등 폭이 작았고, 최근 환율 상승 와중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져 지수의 하방 위험을 제한해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연준의 매파 기조에도 주식시장이 전 저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되돌릴 정도로 구체적이지는 않았다"며 "투자자들도 선물 금리 예상치에 여전히 내년 한 차례 이상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3분기 미국 성장률은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 전 저점은 연준의 긴축 공포와 침체 우려 간 합작이었지만 현재는 긴축 및 침체 우려가 6월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달 코스피가 2,350∼2,600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잭슨홀 이후 정책 전환에 대한 과도한 주식시장의 기대감이 차단돼 국내 증시도 단기 충격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 증시에 비해 반등장에서 탄력이 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단은 견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증시 상·하방 요인이 공존해 코스피가 연말까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며 2,380∼2,680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고환율 효과와 공급난 해소, 설비 투자 관련 수혜 업종인 산업재,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비중을 유지하고 음식료 등 경기 방어주에 대한 점진적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indigo@yna.co.kr,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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