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2개 정부' 유혈충돌 소강국면…사망 32명·부상 159명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벌어진 양대 정부 후원세력간 유혈 충돌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팽팽한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혈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26일 저녁 시작된 치열한 총격전이 잦아든 가운데 일부 상점이 문을 열고 항공기 운항도 재개됐다.
유엔 리비아 임무단은 그동안 민간인 거주지에서 벌어진 무차별적인 소화기 및 중화기 공격을 개탄하면서 적대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유엔과 서방이 인정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U)를 이끄는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는 영상을 통해 "이 나라를 악당의 손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2월 동부 투브루크 의회에 의해 총리로 지명된 파티 바샤가 주도하는 라이벌 정부에 저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드베이바 임시 총리 측은 유혈 충돌을 피하기 위한 바샤가 측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싸움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지지를 받는 바샤가 측은 협상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면서, GNU를 권력에 목을 매는 정당성이 없는 정부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트리폴리 시내에서는 GNU 측 무장 전투원들이 순찰하는 등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리비아 보건부는 이날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모두 32명이며, 부상자는 15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이어졌다.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하는 통합정부 간 내전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LNA의 수도 트리폴리 장악이 실패로 돌아간 뒤 양측은 2020년 10월 유엔의 중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에 서명했고, 이어 열린 중재 회의에서 선거 일정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선거가 불안한 치안 상태와 투표 절차를 둘러싼 논란 속에 무산되면서, 권력 다툼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양측은 지난 5월에도 통치권을 두고 트리폴리에서 무력 충돌을 빚었고, 지난달에도 양측의 유혈 사태로 어린이를 포함해 17명이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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