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니카라과 인권 극적 악화…용납 안 돼" 강력 비판
오르테가정권, 정부비판 정치인·종교인·언론사 탄압 이어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정부 비판 세력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는 니카라과 정권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니카라과의 인권이 극적으로 악화했다"며 "민주주의 원칙이 니카라과 정권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니카라과의 야당 의원, 학생, 언론인이 잇따라 투옥된 점을 언급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자신의 장기집권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는 정치인과 학생에 대해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위자를 성당에 피신시키거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중재 노력을 한 가톨릭계에 대해서도 공권력을 투입해 라디오 방송국 7곳을 강제로 폐쇄한 뒤 '증오 선동' 혐의라며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주교를 구금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개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또 정권 비판적인 기사를 적극적으로 보도한 이 나라 최고(最古) 신문사(1926년 창간) 라프렌사에 대해 130억원 상당(매체 자체 추산)에 달하는 동산·부동산을 몰수 조처했다. 라프렌사 건물 외벽에 붙었던 언론사 간판도 강제로 제거했다.
라프렌사 이사회는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공허한 가치가 아닌 진실과 정의, 민주주의 같은 필수적인 가치를 위해 노력했다"며 "그들(오르테가 정부)은 우리를 매장시키려고 하지만, 결국 땅에 묻히게 되는 쪽은 그들일 것"이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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