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컨테이너사, 美 반독점 조사에 덴마크 경쟁사 인수 포기
美법무부 "中, 보온·냉장 컨테이너시장 90% 장악해 美에 피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세계 최대 컨테이너 회사인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CIMC)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고 덴마크 경쟁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접었다.
미 법무부는 25일(현지시간) CIMC가 법무부 반독점국의 철저한 조사 이후 머스크 컨테이너인더스트리(MCI)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A.P.묄러-머스크도 이날 "상당한 규제 어려움"을 이유로 CIMC와 계약을 폐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세계 최대 해운사인 A.P.묄러-머스크는 작년 9월 컨테이너 자회사인 MCI를 CIMC에 9억8천730만달러(약 1조3천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CIMC는 MCI의 중국 칭다오 공장과 덴마크에 있는 연구개발 및 시험시설을 인수할 예정이었다.
법무부는 이 거래가 이행되면 세계 4대 보온 및 냉장 컨테이너 공급사 중 2곳이 합병하면서 이 시장의 90%를 중국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이 장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너선 캔터 법무부 반독점국 차관보는 "미국 소비자는 매일 많은 필수품을 글로벌 저온 공급망에 의존한다"며 "CIMC의 MCI 인수는 우리 경제의 이 중요한 부분에 해를 끼쳐 가격 인상, 품질 저하, 취약한 글로벌 공급망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가 이뤄진다면) 이미 과점이 형성된 산업 내 CIMC의 지배적인 입지를 공고히 하고 혁신적이며 독립적인 경쟁사인 MCI를 제거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장에 남은 다른 공급업체 대부분이 공통된 소유 구조와 협력관계를 통해 연결되면서 담합할 위험이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이번 조사를 진행하면서 독일 반독점 당국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국가 경제와 안보에 중요한 산업의 공급망을 자국과 동맹 중심으로 강화하려고 하면서 중국 기업의 관련 투자나 경쟁사 인수를 경계하고 있다.
법무부가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인수가 미국의 공급망 안정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했을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부족은 코로나19 이후 물류대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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