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적자에 인력난, 파업까지…삼중고 빠진 호주 콴타스 항공
지난해 1조7천억원 적자…3년 연속 1조원대 손실 기록
재정난에 항공요금 인상…엔지니어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하며 1분 파업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를 대표하는 콴타스 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인력난과 엔지니어 파업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콴타스 항공은 2021∼2022 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에 18억6천만 호주 달러(약 1조7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손실 폭이 약 8천500만 호주 달러(약 800억원) 커진 것으로 3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사업 부문을 살펴보면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제트스타가 약 8억 호주달러(약 7천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가장 큰 손실을 냈으며 콴타스의 국내·국제선 여객도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엘런 조이스 콴타스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며 "지난해는 매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달부터 국내선 요금은 10%, 국제선 요금은 2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콴타스 항공 외에도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항공 수요도 되살아나 속속 흑자 전환을 하고 있다.
반면 콴타스 항공은 코로나19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규모 인력난을 겪으며 서비스 측면에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호주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콴타스 항공의 정시 출발·도착 비중은 50%를 겨우 넘겼다. 또 같은 기간 1천201편의 항공기가 취소돼 6.2%의 결항률을 기록했으며 수천 건의 수화물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콴타스 항공은 코로나19가 확산으로 항공편이 크게 줄자 인력을 대폭 줄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항공편을 무리하게 늘리던 중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인력들이 결근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운영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에 콴타스 항공은 대규모 적자에도 최근 1천400만명의 회원 고객에게 50호주달러(약 4만6천원) 규모의 항공사 포인트를 제공하고 마일리지 소멸기한 연장, 라운지 이용권 등의 혜택을 주는 서비스 개선으로 위기를 돌파하기로 했다.
조이스 CEO도 이날 재정적인 문제보다는 항공사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초대형 여객기 A380과 최신형 보잉 787기를 늘려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초대형 적자와 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하는 날 콴타스의 엔지니어 노조는 교대 시간에 1분간 작업을 중단하는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2019년 이후 임금 인상이 없다며 임금 개선과 인력 증원, 서류작업 부담 경감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도 "1분의 파업은 회사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1분 파업에도 회사가 반응하지 않으면 초과 근무 중단 등 파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노사 간 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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