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곡물·사치품·해운…인플레에 돈방석 앉는 기업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물가 급등으로 많은 가계와 사업체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에너지, 광산업, 곡물, 사치품, 해운 관련 대기업들은 오히려 큰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24일(현지시간) 영국 최근 물가 상승률이 10%가 넘었지만 가격 급등으로 수익이 늘어나는 기업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거대 에너지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가스와 석유 가격이 치솟으며 많게는 작년 동기의 몇 배에 달하는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2분기 순이익이 484억달러(65조원)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90% 증가했다.
영국 정유사 BP는 2분기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한 이익이 84억5천만달러(11조3천억원)로 작년 동기의 3배가 넘었고 쉘은 이익이 115억달러(15조원)로 배 이상 증가했다.
브리티시 가스의 모회사인 센트리카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배로 뛰었다.
영국 북해 가스 생산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넵튠 에너지는 지난해 이익이 두 배가 됐다.
원자재업체 글렌코어는 석탄가격 상승에 힘입어 상반기 영업이익이 약 190억달러(약 25조4천억원)로 작년 동기의 두 배가 넘었다.
러시아발 가스 공급 중단에 관한 우려로 영국 정부가 석탄 발전 폐쇄 지연을 요청한 덕분이다.
세계 4대 곡물업체 'ABCD' 중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은 최근 분기 이익이 60% 증가했고 카길은 최근 회계연도에 수입이 23%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대표 품목인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25% 상승한 상태다.
해운업체들은 코로나19 때부터 크게 오른 컨테이너 운임이 계속 유지되면서 이익이 늘고 있다.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기업 AP 묄러-머스크는 올해 연간 이익 전망을 세 차례 상향했다.
해운전문 컨설팅업체 드류리는 컨테이너 해운 업체들의 작년과 올해 이익이 5천억달러(약 67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치품은 물가 급등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투자처에서 적절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금 보유자들에게 대안이 된다.
한 자산 컨설팅업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 수익률이 고급 포도주와 고가 시계는 16%, 미술품 13%, 위스키 19%였다.
세계 최대 고급 포도주 거래 업체인 보르도 인덱스는 상반기 매출이 3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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