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배우 폴 뉴먼 두 딸, "부친 뜻과 배치" 뉴먼 자선재단 고소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할리우드의 전설적 명배우 폴 뉴먼이 설립한 재단이 그의 유지와 어긋나게 운영된다며 그의 두 딸이 재단을 고소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뉴먼의 다섯 딸 중 장녀 엘리노어와 수전 등 두 사람은 2005년 설립된 '뉴먼스 오운 재단'이 부친의 유지를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익금 기부와 관련해 자신들의 개입을 제한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먼이 사망 3년 전 세운 이 비영리재단은 그가 1982년 창립한 식품회사 '뉴먼스 오운'의 세후 수익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정부 세무자료에 의하면 뉴먼스 오운 재단의 총자산은 2020년 말 기준 2억 3천400만 달러(약 3천137억원)에 이른다.
엘리노어와 수전이 미 코네티컷 주 법원에 낸 소장에 따르면 재단 이사회는 2020년 두 사람이 기부 목적으로 매년 각각 받아가는 돈을 40만 달러(약 5억 3천600만 원)에서 20만 달러(약 2억 6천800만 원)로 절반을 삭감했다.
재단의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두 사람은 이 결정이 부친의 유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재단이 부친의 유지를 따라야 한다는 명령을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또한, 재단의 결정으로 인해 자신들이 지정한 자선 단체가 입은 손실 160만 달러(약 21억 4천400만 원)도 함께 청구했다.
재단 대변인은 매년 기부하는 돈의 액수가 다르다며 "자선단체로서 최선의 정책은 뉴먼의 두 딸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매번 반복적인 자금 배당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바람에 근거해 무익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폴 뉴먼의 박애를 누려야 할 이들에게 돌아갈 몫을 줄이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을 대리하는 로펌 변호인은 "이번 소송은 뉴먼의 두 딸이 사적 보상을 노린 것이 아니며, 재단의 결정으로 줄어든 기부금을 보전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번 소송은 재단 경영진과 뉴먼 가족들 사이에 쌓인 오랜 긴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먼의 자녀 5녀 1남 중 아들은 1978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고, 남은 다섯 딸 중 3명과 그의 둘째 부인 우드워드는 이번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나머지 가족들은 소송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1958년), '내일을 향해 쏴라'(1969년)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뉴먼은 1960년~7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k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