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피살·100년 가까이된 매체 자산몰수…중남미 언론 수난
멕시코, 올해 15명째 기자 사망…니카라과, 정부비판 신문 해체위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남미에서 사회 부조리를 지적한 언론인이 잇따라 피살되고, 정부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던 신문사가 강제 폐쇄될 처지에 놓이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밀레니오(멕시코)·라프렌사(니카라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에서 온라인 언론사를 운영하던 기자 프레디드 로만(58)이 도심 한복판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는 게레로 지역 마약 카르텔과 무장 자경단에 대해 초점을 맞춘 기사를 주로 다뤘다. 지역 정치 현실에 대한 칼럼도 몇 차례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멕시코에서는 올해에만 언론인 살해 사건이 모두 15건 발생했다. 이중 최소 10건이 취재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얀 앨버트 후센 언론인보호연합 멕시코 지역 대표는 "이들 사건 피의자에 대한 검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범행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풍토가 언론인에 대한 공격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성토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니카라과에서는 1926년 창간된 이 나라 최고(最古) 신문이자 다니엘 오르테가 정권의 권위주의적 정책에 날 선 지적을 하던 라프렌사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라프렌사는 그간 반대파 탄압을 이어가는 정부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해 왔는데, 지난해 정부의 인쇄용지 수입 통제로 종이 신문 발행을 중단해 온라인판으로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라프렌사 시설 동산과 부동산을 '몰수'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언론사 간판도 사라졌다.
정부는 라프렌사 사옥 부지에 연구소 또는 문화센터를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도둑질'이라고 표현한 라프렌사 측은 "(우리) 건물과 각종 장비에 대한 자산 가치만 130억원에 달한다"며 "사유재산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에 어긋난 행위를 (정부가) 하면서 96년간 이어진 저널리즘 역사를 끝내려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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