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세계 TV 출하량, 60개분기 만에 최저…中점유율은 더 늘어

입력 2022-08-24 06:01
수정 2022-08-24 06:23
2분기 세계 TV 출하량, 60개분기 만에 최저…中점유율은 더 늘어

2007년 2분기 이후 TV 출하 최저…코로나19 특수 감소-인플레에 수요 둔화

중국 업체들, 상반기 매출 점유율 확대…출하량은 이미 한국 따라잡아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올해 2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이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50%에 가까운 매출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더 늘렸다.

국내 업체들은 최근 글로벌 TV 시장 둔화 움직임 속에서도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24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총 4천353만5천대로, 작년 동기보다 9.0%, 직전 분기보다 11.3% 각각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출하량은 2007년 2분기(4천295만대) 이후 60개 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TV 출하량이 급격히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특수' 효과가 사라진 점이 지목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TV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고, 이후 TV 교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출하량도 감소한 것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물류 차질과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한 가전 수요 감소 등도 TV 출하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가 주도하는 올레드 TV 시장도 지난 2분기 급격한 TV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옴디아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올레드 TV 출하량은 작년 동기보다 18.1% 감소한 125만6천대를 기록했다. 2분기 전 세계 올레드 TV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0.2% 줄어든 21억9천833만달러(약 2조9천513억)로 집계됐다.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이 작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실제로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는 올해 2분기 189억원의 적자를 냈다. HE 사업부에서 작자가 발생한 것은 2015년 2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옴디아는 올해 연간 전 세계 TV 출하량이 작년보다 474만3천대가량 줄어든 총 2억879만4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LCD TV와 올레드 기반 TV 모두 올해 2분기 수요 둔화 영향으로 출하량이 대폭 줄었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카타르 월드컵 등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수요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업체들은 최근 글로벌 TV 수요 둔화 속에서도 탄탄한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국내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업체들의 TV 점유율(금액 기준)은 작년보다 2.4%포인트(p) 상승한 27.1%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48.9%로, 한중 간 점유율 격차는 작년 23.3%P에서 올해 21.8%P로 좁혀졌다.

출하량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36.4%)은 한국(33.3%)을 이미 앞지른 상태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TV 제품을 중심으로 대량 생산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금액과 출하량 모두 각각 1위와 2위이고 이어 TCL과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추격하는 구도다.

금액 기준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삼성전자(31.5%), LG전자(17.4%), TCL(8.7%), 하이센스(8.2%), 소니(7.4%) 등 순이었고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21.0%), LG전자(12.3%), TCL(11.1%), 하이센스(9.5%), 샤오미(6.4%) 등의 순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TV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저가형 TV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경우 탄탄한 내수 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방어해준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북미와 유럽 내 TV 수요가 급감해 타격을 받았지만, 내수시장 중심의 중국 업체들은 이 같은 외부환경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별적인 TV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네오(Neo) QLED 98형 신제품을 출시하며 초대형·프리미엄 TV 공략 강화에 나섰고, LG전자 역시 세계 최대 97형 올레드 TV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최근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형 시장에서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다 보니 출하량 점유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편"이라며 "삼성과 LG는 기술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TV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위주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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