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구글' 얀덱스, 뉴스 부문 매각…검열·제재에 '백기'
국영기업 VK 음식배달 서비스와 맞교환…러 미디어 환경 악화 우려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으로 '러시아판 구글'로 불리는 얀덱스가 자국 내 검열 강화와 서방 제재의 압박에 뉴스 서비스 매각을 결정했다고 23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얀덱스는 뉴스 모음 서비스 및 블로그 사이트를 러시아 소셜미디어 기업 VK에 매각하고, 대신 VK의 음식 배달 서비스인 딜리버리 클럽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VK는 새로운 포털에 검색 바 등 얀덱스의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얀덱스는 뉴스 서비스와 관련해 러시아 당국의 검열이 강화되고 주요 해외 시장에서는 '여론 조작'에 대한 비난이 커지는 상황에서 VK와 이번 거래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게다가 얀덱스는 창립자인 아르카디 볼로쥐를 포함한 두 명의 최고위 임원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연합(EU)의 제재로 사임해야 했다.
얀덱스는 미디어 사업 대신 검색 및 광고, 기타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얀덱스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이 사업은 우리에게 너무 큰 부담이었다. 이번 거래는 우리의 자유를 사는 것"이라며 "앞으로 완전히 비정치화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 합병은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VK는 "올해 말까지는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를 통해 러시아의 미디어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VK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보좌관인 세르게이 키리옌코의 아들이 운영하는 국영 기업으로,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과 제휴 업체들이 대주주다.
VK는 '러시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자국 최대 소셜미디어 V콘탁테를 운영 중으로, 해외 경쟁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지난 3월 '극단주의적 활동'을 이유로 러시아 법원으로부터 활동 중지 명령을 받아 러시아 내 접속이 차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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