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가스전 공격하면 전쟁"…헤즈볼라에 경고
이스라엘 시추 들어가자 헤즈볼라 "우리 재산 손대지 말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중해 가스전 개발을 계기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영유권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가스전 위협 발언에 맞서 이스라엘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23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의 가스전 공격이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그런 행동은 대응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츠 장관은 "(가스전 공격은) 수일간의 전투와 군사작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강력하며 (전쟁) 시나리오에 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우리의 자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국의 중재로 레바논 정부와 시돈(레바논명 카나, Qana) 가스전에 관한 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시돈(Sidon) 가스전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주장하는 지중해 해상 영유권 분쟁권 안에 있다.
양국은 시돈 가스전과 카리시(Karish) 가스전이 걸쳐 있는 바다의 영유권을 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레바논이 과거 협상 때 주장한 경계선을 기준으로 분쟁 수역은 860㎢다. 여기에는 시돈 가스전의 북쪽 일부가 포함되지만 카리시 가스전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레바논은 이후 해상 경계선을 이스라엘 쪽으로 더 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분쟁 수역은 1천430㎢에 이른다.
레바논의 주장에 따르면 시돈 가스전 대부분이 분쟁 수역에 포함되며, 카리시 가스전도 분쟁 수역 경계와 가깝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난 6월 가스전 개발을 위해 'FPSO'(부유식 가스 생산 및 저장 설비를 갖춘 선박)를 카리시 가스전에 투입했다.
그러자 헤즈볼라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경고와 함께 정찰용 드론을 카리시 가스전 인근에 보내 긴장을 고조시켰다.
반면, 이스라엘은 카리시 가스전에 과거 레바논에서 주장했던 해상 경계선 밖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양국은 미국의 중재로 해상 영유권 분쟁 해소를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고, 상당한 진척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9일 "(레바논의) 재산에 손을 뻗친다면 잘라낼 것"이라고 재차 경고하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간츠 장관은 "미래에 (시돈 가스전에) 2개의 가스개발 플랫폼이 존재하리라 믿는다. 하나는 우리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의 것이다"라며 "그 전에 다시 양측이 맞서는 상황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