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52 전략폭격기 2대 발칸반도 서부 저공 비행

입력 2022-08-23 15:10
수정 2022-08-23 18:43
美 B-52 전략폭격기 2대 발칸반도 서부 저공 비행

크로아티아 등 4개 나토 회원국에 안보 약속 확인

발칸 국가 안보 불안 심화…나토 가입 서둘러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가 22일(현지시간) 발칸반도 서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영공을 비행했다.

유럽 주둔 미 공군 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B-52 전략폭격기 2대가 크로아티아,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등 발칸 서부의 나토 동맹 4개국 상공을 저공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비행은 유럽 남동부의 나토 동맹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마케도니아의 조반 아즈마노브스키 육군참모총장은 "미 전략폭격기의 영공 비행은 '우리 하늘이 안전하다'는 상징적 증거"라고 말했다.

미 공군의 이번 전략폭격기 출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을 느끼는 발칸 서부의 동맹국이 미국의 확고한 방위 의지를 확인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은 나토 동맹국, 협력국과 함께 북해에서 아드리아해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군사 훈련을 잇달아 실시했다.

복잡한 민족 구성으로 내전의 상흔이 남은 발칸 서부 국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확장 위협이 이 지역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최근 서방 언론과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러시아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발칸 서부 지역이 커다란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오스마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목표로 유럽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있고, 다음 목표 중 하나는 발칸 서부로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발칸 서부 지역에 '파괴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러시아가 코소보, 보스니아는 물론 나토에 가입한 몬테네그로까지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최근 발칸반도와 아드리아해 지역에서 군사, 첩보, 선전 활동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서방 정보기관은 파악한다.

발칸 반도 서부의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는 2009년 나토에 합류했고 몬테네그로와 북마케도니아는 2017년과 2020년에 잇달아 가입했다.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한 코소보와 보스니아는 나토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모두가 알다시피 나토에 속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하고 나토 회원국에 코소보와 보스니아를 나토로 받아들이기 위한 신속한 행동을 촉구했다.

코소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말 나토에 가입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코소보에 미군 기지를 항구적으로 유치할 의사도 밝혔다.

보스니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나토 가입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

시페트 포지치 보스니아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 지정학적인 관계가 변하고 지역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나토 가입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스니아는 나토 가입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동맹 행동계획(MAP)에 참여하고 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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