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 스리랑카 7월 물가, 67% 또 급등

입력 2022-08-23 11:12
'국가 부도' 스리랑카 7월 물가, 67% 또 급등

5월 45%·6월 59% 이어 폭등 지속…관광·주가는 다소 회복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으로 국가 부도 상황에 처한 스리랑카의 월간 물가 상승률이 60%를 넘어서는 등 폭등세가 지속됐다.

23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중앙은행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66.7%나 상승했다.

스리랑카의 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11.1%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 후 4월 33.8%, 5월 45.3%, 6월 58.9% 등 매달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연간 평균 물가도 7월 기준 25.9%로 전월 20.8%보다 크게 뛰었다.

7월 식품·음료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82.5% 급증했고, 수송부문 물가는 기름 부족 사태 등이 겹치면서 무려 117.1%나 올랐다.

식당·호텔 물가도 89.3%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중앙은행은 오는 9월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고 기름 등 생필품 부족, 순환 정전 등 민생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와중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최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쫓기듯 해외로 도피한 후 사임했다.

이후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며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다만, 최근 관광과 증시 등 일부 경제 분야는 바닥을 딛고 다소 회복하는 조짐도 보인다.

스리랑카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스리랑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4만7천293명으로 5월(3만207명), 6월(3만2천856명)보다 상당히 늘었다.

스리랑카 외화 수입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중요한 부분인 관광산업은 지난 몇 년간 대형 악재에 시달려왔다.

대표 주가지수인 ASPI도 지난 4월말과 7월초 7천선까지 빠졌다가 최근에는 9천 안팎을 오갈 정도로 반등했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나라의 상황이 안정됐다며 지난 18일로 만료된 비상사태도 연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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