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 '103세 스타 수녀' 이름 따 전철 역사 개명

입력 2022-08-23 08:05
美 시카고, '103세 스타 수녀' 이름 따 전철 역사 개명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시즌이면 등장하는 이름, 시카고 로욜라대학의 '스타 수녀' 진 돌로레스 슈미트가 103번째 생일을 맞았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그리고 로욜라대학관계자들은 전날 시카고 교통국(CTA)이 운영하는 전철노선의 로욜라대학 캠퍼스 역에서 슈미트 수녀의 103번째 생일 축하 파티를 열고 이곳을 '진 돌로레스 슈미트 수녀 플라자'로 개명한다고 발표했다.

전철역 명판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진 수녀의 본거지!'라는 설명과 함께 그의 약력이 소개돼있다.

가톨릭계 로욜라대학 남자농구팀의 '인솔자'이자 '마스코트'인 슈미트 수녀의 이름이 전철역 이름으로 영구히 남게 된 것이다.

슈미트 수녀는 2018년 3월 로욜라대학 남자농구팀이 33년 만에 64강 토너먼트 '마치 매드니스'(March Madness)에 진출하며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했다.

64강 진출이 확정된 순간, 선수들이 일제히 휠체어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한 '노파'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눠 그 '노파'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만 98세였던 슈미트 수녀는 1994년부터 로욜라대학 농구팀을 맡아 선수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경기 시작 전에 기도해주고 경기가 끝나면 일일이 편지를 써보내 격려하는 '정신적 지주'였다.

로욜라대학은 2018 마치 매드니스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1955년 이후 처음 4강까지 진출했고 슈미트 수녀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이어 지난해 중서부 지구 1번 시드 일리노이대학을 꺾고 16강에 오르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슈미트 수녀는 103번째 생일에도 수녀복 대신 로욜라대학 상징인 자주색과 노란색 의상에 머플러를 두른 응원복 차림이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었지만 표정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밝고 화사했다.

로욜라대학 측은 슈미트 수녀를 "세대를 뛰어넘은 학생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소개했다.

슈미트 수녀는 '새로운 소망'을 묻는 말에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늘 학생들과 함께 있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라며 "나는 로욜라대학 캠퍼스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답했다.

그는 전철역 명명식에 대해 "너무나 특별한 선물"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장수 비결에 대해 "잘 먹고, 열심히 기도하고, 잘 잔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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