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공격 우려에 24일 독립기념일 대규모 행사 금지
러, 크림반도 사보타주·모스크바 차량폭발 후 대대적 보복 가능성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이달 24일 제31주년 독립기념일에 러시아의 공격을 우려해 대규모 공개 행사를 금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군정 당국은 이날부터 25일까지 독립기념일 관련 대규모 공개 행사, 집회 및 기타 모임을 금지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에서는 23일부터 25일까지 야간 통행금지를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남부 미콜라이우 역시 23, 24일 이틀간 주민들의 재택근무 명령을 예고하는 한편 대규모 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이는 이달 24일이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이자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 6개월을 맞는 날로,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0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독립기념일 주에 러시아가 뭔가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가 공포를 퍼트리면서 우리를 낙담하게 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며 "테러국가가 금주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지 모든 협력국에 알렸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크림반도에서 사보타주(의도적 파괴 행위)로 추정되는 폭발과, 모스크바에서 암살 가능성이 제기된 차량 폭발이 잇따랐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이들 사건의 배후로 의심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는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곳으로, 최근 우크라이나가 배후로 의심받는 폭발이 연거푸 일어나 러시아군 탄약고와 비행장 등이 큰 피해를 봤다.
지난 20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가 모스크바에서 차량 폭발 사고로 숨지면서 러시아 내부에 충격을 줬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비밀요원이 차량 폭탄을 터뜨린 뒤 에스토니아로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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