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지지율 급락…자민당·통일교 관계 논란 지속 영향
마이니치 조사에서 16%p 급락한 36%…ANN 9.9%p 내린 43.7%
국민 87% "자민당과 통일교 관계 문제"…78% "관계 끊어야"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집권 자민당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점도 지지율 급락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마이니치신문이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지난 20∼21일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대비 16%포인트 급락한 36%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지율은 마이니치 조사 기준으로 작년 10월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다.
TV아사히가 주도하는 민영방송 네트워크인 ANN이 20∼21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43.7%로 지난달 조사 대비 9.9%포인트나 하락했다.
ANN 여론조사 기준으로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다.
지지율 급락의 원인으로는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꼽혔다.
마이니치 여론조사에서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문제가 있다'(64%)와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23%)를 합해 87%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ANN 여론조사에서 '통일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한 정당과 국회의원의 조사와 설명 등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0%가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통일교와의 관계를 끊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78%가 "끊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이후 일본 내에선 통일교와 정치권, 특히 자민당과의 관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 내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를 통해 국면 전환을 꾀했지만, 통일교 관련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대폭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통일교와의 관계가 드러난 7명의 각료를 교체했지만, 새 내각에도 통일교와 관계가 있는 각료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새 내각에서 통일교와의 접점이 확인된 각료는 8명이다.
아울러 2017년 11월 출범한 제4차 아베 내각부터 이번 내각까지의 각료 중 22명의 통일교와의 접점이 확인됐다.
이 중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이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을 포함해 8명으로 가장 많다.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이 이끄는 '니카이파' 소속은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을 포함해 5명, 기시다 총리가 수장인 '기시다파' 소속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포함해 4명이다.
교도통신은 통일교 관련 단체가 주최한 집회나 행사에 참석하거나 관련 단체에 회비를 내는 등의 행위를 통일교의 접점으로 분류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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