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스리랑카 경제 바닥 찍었나…관광객 늘고 주가 회복

입력 2022-08-20 11:39
'국가부도' 스리랑카 경제 바닥 찍었나…관광객 늘고 주가 회복

7월 관광객 4만7천명으로 증가…물가 불안·생필품 부족은 여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국가 부도'에 직면할 정도로 끝없이 추락했던 스리랑카 경제가 관광 등 일부 분야에서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정부 통계와 외신·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스리랑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4만7천293명으로 집계됐다.

스리랑카를 찾은 월 관광객 수는 지난 3월 10만6천500명까지 늘었으나 경제위기가 심화하자 4월 6만2천980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3만207명(5월)으로 더 줄었다가 6월(3만2천856명) 소폭 증가한 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한 셈이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도 45만8천670명으로 연간 20만명 수준이었던 작년보다 많이 증가했다.

스리랑카 외화 수입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중요한 부분인 관광산업은 지난 몇 년간 대형 악재에 시달려왔다.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가 시작이었다.

수도 콜롬보 등 여러 곳에서 270여명이 숨진 연쇄 폭탄 테러가 일어나자 외국 관광객이 발길을 끊었다.

이후 조금씩 살아나던 관광 경기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주저앉았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국내 정치 불안과 최악의 경제난으로 인해 관광산업이 더욱 휘청거렸다.



다만 극도의 혼란을 겪던 정치권이 최근 정비되고 사회가 차츰 안정을 되찾으면서 관광객도 다시 스리랑카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퇴임 압박을 받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현재 물러난 상태이며 새롭게 출범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며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시위도 최근에는 다소 잦아진 상황이다.

여행 가이드인 루완 데 실바는 EFE통신에 "관광객이 들어오는 등 관광 산업이 차츰 정상화되고 있다"며 "우리가 이런 식으로 계속해나간다면 관광 산업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제 지표인 주가도 회복세다.

대표 주가지수인 ASPI의 경우 지난 4월말과 7월초 7천선까지 빠졌다가 최근에는 9천 안팎을 오갈 정도로 반등했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나라의 상황이 안정됐다며 18일로 만료된 비상사태도 연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가 상승, 기름 등 생필품 부족 등 민생 경제 대부분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순환 정전도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스리랑카의 경제가 근본적으로 안정되려면 IMF와 외국의 지원은 물론 재정 개혁, 구조조정 등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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