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BI 압색당한 뒤 하루 13억원씩 정치자금 쓸어담아

입력 2022-08-19 15:49
수정 2022-08-19 15:51
트럼프, FBI 압색당한 뒤 하루 13억원씩 정치자금 쓸어담아

"애국시민 봉기해 보호기금 조성" 지지자들에 이메일

"트럼프, 정치적·법적 어려움 처할 때마다 돈 모은 전력"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이후 지지자들에게서 최소 이틀 동안 하루 100만달러(약 13억2천500만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쓸어담았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팀은 FBI의 압수수색을 "미국 시민에 대한 전례없는 인권침해이자 민주주의 위협"으로 규탄하며 지지자들에게 연신 모금에 동참할 것으로 촉구하는 이메일 100여건을 보냈다.

FBI는 지난 8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 수색해 1급 비밀문서를 포함해 11건의 기밀문서를 압수했다.

더타임스가 입수한 이메일에는 "우리는 모든 애국 시민들이 떨쳐 일어나 '트럼프 보호 기금'을 활성화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키고 그가 미국을 구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일한 길"이라고 적혔다.



이 이메일에는 특히 '모든 애국 시민', '지키고', '미국을 구할', '유일한' 등의 낱말에 대문자로 표기되는 방식으로 힘이 들어갔다.

더타임스는 트럼프 지지자가 모금 요청에 즉각 호응해 FBI의 압수수색 이후 최소 이틀 동안 하루 모금액이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곤경에 처할 때마다 이를 활용해 지지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은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의 '1월 6일 사건 조사위원회'는 트럼프 모금팀이 대선결과를 뒤집기 위한 소송비로 2천500만 달러(약 331억원)를 모았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이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폭동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대선에서 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조기 출마 선언을 고려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1억 2천만 달러(약 1천590억 원)가 넘는 군자금을 모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모금액은 3천600만 달러(약 477억 원)에 그쳐, 그와 공화당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모금한 4천500만 달러(약 596억 원)보다 훨씬 적었다.

k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