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 "푸틴·시진핑 G20 정상회의 직접 참석할 것"
"대국 간 갈등보단 식량·에너지 위기에 집중해야"
"테슬라, 인니에 전기차 생산공장 지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공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19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와 관련해 "시 주석은 올 것이다. 푸틴 대통령도 오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G20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푸틴 대통령은 직접 회의장에 나올지 아니면 화상 방식으로 대체할지는 확답하지 않았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러 대통령이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 여부에 관해 확인해 주지 않았지만 한 러시아 관계자가 푸틴 대통령이 직접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며 G20에서 러시아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회의를 보이콧할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순방을 하지 않고 있어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미·중 정상이 마주하게 된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이 직접 회의에 참석할지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 태평양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대해 "대국들의 경쟁은 정말 걱정스럽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 지역이 안정되고 평화로워져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국 간의 갈등보다는 전 세계의 식량·에너지 위기, 코로나19 등 전염병 대유행 대처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또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뿐 아니라 전기자동차도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50억 달러(약 6조5천억원) 규모의 니켈을 구매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공장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를 토대로 니켈 등 원료부터 배터리, 차 생산까지 자국 내에 전기차 밸류 체인을 구축, '글로벌 전기차 허브'를 꿈꾸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배터리 공장도 건설 중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 미쓰비시와 도요타도 대규모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상태다.
조코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기 자동차이지 배터리가 아니다"며 "우리는 전기 자동차의 거대한 생태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와 논의 중"이라며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서두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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