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신장 기능 저하, 남녀 차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신장 기능은 나이를 먹으면서 서서히 떨어진다.
중년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신장 기능이 더 떨어지지만, 시간이 가면서 남성이 여성보다 신장 기능 저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트롬쇠(Tromsø) 대학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토라프 멜솜 교수 연구팀이 비교적 건강한 일반인 1천837명(50~62세, 여성 53%)을 대상으로 11년간 진행된 사구체 여과율(GFR: glomerular filtration rate) 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8일 보도했다.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GFR은 신장에서 제거되어야 하는 혈중 노폐물인 크레아티닌이 신장의 사구체에서 여과되는 비율로 이 비율이 낮으면 신장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이다. 정상치는 분당 90~120mL/min/1.73m2이다.
연구 대상자들은 모두 당뇨병, 만성 신장 질환(CKD), 심혈관 질환이 없었다.
이들은 2007~2009년, 2013~2015년, 2018~2020년 3차례에 걸쳐 GFR 검사를 받았다.
GFR 검사는 정확도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조영제(contrast) 이오헥솔(iohexol)을 정맥에 주사하고 3~4시간 후 혈액 샘플을 채취, 사구체 여과율을 측정했다.
연구 시작 때의 GFR은 여성이 평균 90mL/min per 1.73㎡로 남성의 98mL/min per 1.73㎡보다 낮았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남성의 GFR이 매년 평균 1.20mL/min per 1.73㎡씩 낮아지면서 여성의 0.96mL/min per 1.73㎡보다 25%나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여성은 연령 상승선과 GFR 저하선이 거의 평행선에 가까웠지만, 남성은 연령 상승선에 비해 GFR 저하선이 심하게 기울어졌다.
건강한 사람은 GFR 저하 속도가 비교적 느렸다. 그러나 건강 상태가 이러한 남녀 간 GFR 저하 속도의 차이를 설명해 주지는 못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결과는 여성이 남성보다 만성 신장 질환이 빨리 나타나고 중증 CKD로 진행해 신부전에 이르는 경우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결과는 또 CKD는 연령과 성별을 모두 고려한 기준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CKD를 진단하는 기준(cutoff)을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 대상자들은 모두 유럽계이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연구팀은 인정했다.
이 연구 보고서는 '미국 신장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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