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대지도 생물도 가뭄에 말라간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해마다 7∼8월이 되면 북반구 곳곳에서 폭염과 가뭄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왔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은 지역에서 가뭄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에는 부족한 강수량과 더운 날씨로 강과 저수지는 바싹 마르고 동식물은 생기를 잃은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타들어 갑니다.
유럽의 주요 강들은 대부분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스페인 서부 과디아나강은 다리만 없다면 강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입니다.
프랑스 서부를 흐르는 루아르강과 영국 중부 베이팅스 저수지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루아르강의 수량은 급감했고, 베이팅스 저수지는 마치 계곡처럼 변했습니다.
독일에서는 가뭄에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돌인 '헝거 스톤'(hunger stone)을 볼 수 있습니다. 라인도르프의 돌에는 누군가가 올해 가뭄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2022'라는 숫자를 새겼습니다.
가뭄은 경관도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대형 저수지는 마른 바닥이 곳곳에 드러났습니다.
단수 조처를 내리거나 트럭으로 생활용수를 나르는 지역도 있습니다.
비는 내리지 않고 기온은 높다 보니 식물은 고사 직전입니다.
잎과 꽃이 마르고, 열매는 열리지 않습니다. 프랑스 남서부에서는 모든 해바라기가 축 늘어진 채 하늘 대신 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식물만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도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케냐와 멕시코에서는 가뭄을 견디지 못해 죽거나 야윈 동물을 볼 수 있습니다.
가뭄이 오래가면 화재도 발생 빈도도 높아집니다. 남반구 아르헨티나와 북반구 네덜란드에서는 최근 큰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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